▲너무나 태연하게 나에게 일거리를 던져 놓고 자신은 퇴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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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편집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의자에 앉아 받은 쪽지함을 여는 순간 가슴 한가운데에서 "욱" 하고 짜증이 확 올라왔다. 한 팀만 서류를 제출하고 들어온 쪽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출기한을 지키지 않는 직원들에게 실망을 하면서 한 명 한 명 전화를 걸어 빨리 제출하라고 다그치는 일로 나의 업무는 시작되었다. 그나마 제출한 서류는 오타, 폰트, 글씨 크기가 제각각이고 예산서 합산이 맞지 않거나 항목이 누락되어 있어 수정 요청을 또 해야 했다.
이렇게 되면 서류의 글자 하나하나, 숫자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확인을 할 수밖에 없다. 오후 내내 틀린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과 요청한 자료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하루를 보내고 만다. 또 한번 "욱" 하고 짜증이 확 올라와 정수리가 뜨근뜨근해지는 걸 느낀다.
이렇듯 나의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동료들에게 다그치기, 재촉하기, 자료 기다리기로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어야 한다. 문제는 그러고 나면 기분도 안 좋아지고 어깨도 욱신욱신 아프다.
그나마 재촉을 해서 근무시간 내에 서류가 취합이 되면 감사해야 할 정도다. 퇴근시간에 맞춰서 제출하고 그냥 퇴근하는 직원이 있다. 취합해서 편집하고 하나의 보고서를 완성해야 하는 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근무시간만 생각하고 가는 사람. 너무나 태연하게 나에게 일거리를 던져 놓고 자신은 퇴근을 한다.
'나도 그냥 퇴근해버릴까' 싶어도 정해진 마감 날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녁에 받은 자료의 오타를 수정하고 폰트, 글자 크기를 통일해서 맞추고 합산 점검하고 하나의 문서로 편집하면서 야근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마감날짜가 촉박해지는 일들이 반복되면서 작은 실수에도 예민해지고 때때로 분노하는 나를 발견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를 차분하게 성찰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모임 멤버들이다.
정화 되고 치유 받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