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게시판에 부착되어 있던 아이의 미술 작품
박여울
저희 딸이 반 친구들 앞에서 준비한 자료를 또박또박 읽는 모습을 보니 '내가 정말 1학년 학부모가 맞구나. 우리 딸 대견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평소와는 다른 아이의 모습에 감동이 절로 밀려오더라고요.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고 나자 선생님께서는 참관한 부모님들이 아이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아이 곁으로 다가가 쌍따봉을 날리며 제가 느꼈던 바를 표현하는 말을 했어요. 아이는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표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교실을 나오기 직전에는 담임 선생님께 다가가 감사 인사를 드렸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저의 딸이 쓴 활동지를 보여주시면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어머니, OO이 적은 것 좀 보세요. 제가 내용이 너무 많지 않겠냐고 옮겨 적는데 힘들 것 같아서 이거 다 안 적어도 된다고 하는 데도 OO이가 할 수 있다고 다 적어보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OO이 진짜 야무집니다. 엄청 잘 하고 있어요."
이제 막 유치원에서 올라온 아이들을 세심하게 가르치기 위해 얼마나 꼼꼼하게 지도하실지, 게다가 수업을 잘 이끌어주신 것만도 감동이었는데 아이에 관한 선물 같은 피드백도 더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중학교 교사이지만 지금은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인 제가 감히 조언을 드리자면 여건이 되시는 경우에는 꼭 아이의 공개수업을 참관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아이가 평소와 달리 의젓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반대로 되려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내 아이의 사회생활, 공동체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교실에 가셔서 아이의 사물함도 살짝 보시고 정리를 더 가르칠 필요는 없는지 수업시간에 보이는 아이의 모습 가운데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한 번 살펴봐 주세요.
아이의 작품들을 보며 칭찬하고 엄지척도 날려주세요. 부모의 칭찬은 그 누구의 칭찬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를 신뢰하고 믿어주며 지지한다는 표현을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해주세요.
'아이가 알아서 잘 하겠지. 나는 바쁘니까 안 가도 괜찮을 거야'라는 마음보다는 '잘하든 잘하지 못하든 아이에게 그동안 힘든 학교 생활 잘 해내주어서 고맙다고 응원의 멘트 날려주고 와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시간을 비워 꼭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배우자와 함께 가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