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데르트 행 버스 표
김윤주
브레다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예쁘고 아담한 도시였다. 역사 뒤에 가만히 흐르는 작은 강과 하천, 그 곁에 나란히 늘어선 나무와 건물들, 다정하게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고 평화롭다. 길 위의 사람들도 하나같이 친절했다.
커피 한 잔을 무료로 건네주던 마트 직원 아가씨, 정류장 가는 길 안내를 열정적으로 해 주던 매표소 중년 여성 직원. 버스 타는 곳 위치를 열정적으로 알려주던 동네 아저씨, 장애인 승객을 섬세하게 배려해 직접 태우고 내려주던 기사 아저씨.
종이로 된 빨간색 버스카드와 거스름돈으로 건네받은 동전을 손에 꼭 쥐고, 알려준 대로 홀을 따라 쭉 가다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 위로 올라간다. 지상층으로 나오니 버스 정류장이다. 알파벳 A부터 쭉 늘어서 있는 표지판을 올려다보며 서성이고 있는데 지나가던 멋쟁이 아저씨가 준데르트를 가려면 F로 가라고 알려준다.
"아, 베, 쎄, 떼..." 불어로 또박또박 불러주며 저기 멀리 F를 가리킨다. 지금 우리는 A 구역. 씩씩한 미소로 감사 인사를 건네고 부지런히 뛰었다. 버스 승하차장 F, 전광판에 반짝이는 글자가 이렇게도 반가울 수가! Zundert(준데르트)!
반 고흐가 평생을 그리워했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