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9일 오후 충남 서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열린 '지능형 스마트 부대 시연 행사'에서 KF-16이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번째는 해당 지역이다. 지난해 12월 발표 때는 태안군 공군 훈련장 일대, 양주시·연천군, 파주·철원·화천 일대 자연 취락지 일대가 포함돼 있었다. 당시 군부대 통폐합과 작전 관할의 변경과 같은 군의 변경 사유는 대부분 반영돼 있었다. 그런데 이번 발표에서 새로 추가된 서산 해미 공군 기지 일대와 성남 비행장 일대 등은 공군 핵심 전략기지로서 어느 누구도 해제나 완화를 말할 수 없는 국가 안보의 중추다.
서산 비행장 일대에선 141㎢의 토지가 이번 조치로 보호구역에서 풀린다. 공군 F-16 전투기가 배치된 20전투비행단 부근을 해제할 작정인 모양인데, 과연 공군 참모총장이 이에 동의했을지 의문이다. 특히 서산 기지는 유사시에 F-16 전투기의 긴급 출격과 전술기의 저공 비행이 예상되기 때문에 비행장 주변에 고층 아파트와 같은 장애물이 절대 들어설 수 없는 엄격한 개발 제한 구역이다. 여기서 전투기 운용이 제한되면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훈련이 제한되고 조종사의 스트레스가 급격히 고조될 수밖에 없다.
성남 비행장 인근 해제 지역은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와 분당(경기도 성남) 일대에 걸쳐 있다. 성남 비행장은 한국군 핵심 정찰자산인 금강·백두 정찰기와 대통령 전용기가 운용되고, 한반도 유사시 외국인들이 탈출하는 유일한 통로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에 잠실 롯데월드가 세워짐에 따라 수천억 원을 들여 활주로 방향을 3도 틀어버린 대규모 공사를 하면서까지 이 기지는 힘겹게 보호됐다. 그런데 또 비행안전과 군사보호구역을 해제하면 이곳은 식물 공항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 역시 공군 참모총장이 직을 걸고 막았어야 할 일이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 의혹이 있다. 윤 대통령이 깜짝 발표를 하는 동안 해제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공군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국가의 전략기지를 불능화하는 이 중요한 결정은 당사자인 공군의 동의 없이는 대통령도 함부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국가 안보의 중대 사안이다.
그렇다면 공군이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놔야 하는데, 대통령이 독주하는 동안 군은 묵묵부답이다. 국방부는 이번 주에 관보에 해제지역을 게시할 모양인데, 그 이후에는 어떤 수정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