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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겨레하나 소속 청년회원 전지예(34)씨가 더불어민주연합 국민후보 경선에 도전했다. '뜻밖의 결과'란 본인 말대로 1등으로 국민후보에 당선됐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필요하다며 자신의 젊음을 모든 청년들을 위해 쏟고싶다는 포부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선출되자마자 무명의 청년 정치인에 대한 집중 포화가 시작됐다. 전씨는 국민의힘과 보수언론들에 그야말로 '먹잇감'이 됐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전지예씨가 겨레하나 소속 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미단체 출신'이라는 프레임을 씌웠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단번에 "노골적 종북인사"라며 낙인찍었다.
대체 그들이 말하는 '반미단체'란 무엇인가.
이런 물음을 던져볼 새도 없이 공격적 기사는 쏟아졌다.
청년들의 고통엔 전혀 주목하지 않은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
무엇보다 이들은 전지예씨가 호소한 청년들의 고통에는 전혀 주목하지 않았다. 10년 전 주택담보대출보다 높았던 학자금 대출금리 덕에 30대가 되어서도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현실, 청년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주거문제이고, 10~20만원 생활비가 없어 불법금융에 빠지는 현실 말이다.
전지예씨는 지난 7년간 금융정의연대에서 청년부채, 채용비리, 사모펀드대응, 론스타 먹튀 사건에 대응하면서 불법금융피해자, 사회경제적 약자와 연대하고 거대금융자본에 맞서 왔다. 하지만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선 그의 이런 활동과 그가 제시한 청년문제 해결정책은 단 하나도 소개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씨의 겨레하나 활동 가운데 역사정의, 강제동원 피해자와의 연대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는 ▲2019년 NO아베촛불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안 규탄 ▲후쿠시마오염수 방류 중단요구 ▲독립운동가 홍범도 흉상철거 반대 등에 참여하거나 주도했다. 이렇듯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가진 정의로운 청년의 모습은 전혀 조명되지 않았다.
더구나 저들이 문제삼고 있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은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목소리를 높여온 사회적 의제이다. 윤석열 정부들어 과하게 팽창하고 있는 한미연합군사연습에 대한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우려는 차고 넘친다. 미국에 전시작전권을 맡기고 군사주권은 하나도 없는 비정상적 인 상황에서 지난 70년간 불평등했던 한미관계에 문제 제기하는 청년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같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표할 권리가 있다.
전지예를 '위험한 인물'로 둔갑시킨 낡은 색깔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