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대피소에서 수업을 듣는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모습.
올하 빌라쉬(Olha Bilash) 제공
-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현재 저는 크리비리흐 주립 교육대학(Kryvyi Rih State Pedagogical University) 2학년생입니다. 저는 대학 공부와 함께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 교육 현장 분위기를 전해주세요.
"학교에는 공습경보가 울리면 대피할 수 있는 지하대피소가 있습니다. 대피소에는 6개의 교실이 있어요. (공습경보가 울려서 대피하게 되면) 저는 아이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아이들을 안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이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 어른들도 두렵긴 마찬가지일텐데... 아이들을 어떻게 안정시키나요?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웃긴 이야기를 하고,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겁니다. 학생들 옆에 선생님이 있다는 것을 알리면서, 학생들이 공포에 빠지지 않게 주위를 환기시켜요."
볕이 드는 교실에서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교육받는 것. 대한민국 땅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은 우크라이나에서 옛 이야기가 됐다. 러시아의 공습 이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전쟁 발발 이후엔 교실 유리창이 깨지면서 유리 파편들이 책상에 떨어진 적도 있다고 했다.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 전쟁 발발 후 학생 수가 많이 줄었다는 언론보도도 있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도 있고,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부모도 많습니다. 전쟁 전엔 한 반에 30명 정도의 학생이 있었지만, 현재는 20명도 채 안 됩니다. 부모님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제게 아이가 생긴다면 저도 그럴 것 같아요."
- 완전히 바뀐 환경에서 교육이 이뤄진다고 들었습니다. 또 바뀐 것들이 있나요?
"전쟁 발발 직후에는 교육과정을 정리하는 게 매우 어려웠습니다. 아이들이 대피소 같은 곳에서 공부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해졌습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놀고, 소통하고, 공부도 합니다. 이제 아이들은 공습경보가 나면 꼭 필요한 것만 챙기고 줄을 서서 선생님의 지시를 듣고 대피소로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버린 것입니다."
"한 반에 평균 3~5명의 부모가 참전, 사망 혹은 실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