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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벼랑 끝' 위기... '반기' 든 이스라엘 전시내각

이스라엘 전시각료 "내달 8일까지 전후 계획 없으면 연정 탈퇴" 최후통첩

등록 2024.05.19 10:18수정 2024.05.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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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라파 검문소의 팔레스타인쪽 구역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가자 전쟁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벼랑 끝에 몰렸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의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간츠 대표는 18일(현지시각) TV 생중계 연설에서 "전시 내각이 다음 달 8일까지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수립하기를 원한다"라며 "만약 이 기대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CNN방송 등이 전했다.

막대한 민간인 희생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7개월 넘게 끌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간츠 "이스라엘이라는 배, 바위벽 향하고 있어"

간츠 대표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송환, 하마스 통치 종식, 가자지구 비무장화 및 국제 민간 정부 수립,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 등 6개 항에 걸친 전후 계획을 요구했다.

또한 "소수가 방향타를 잡고 있는 이스라엘이라는 배가 바위벽을 향하고 있다"라며 주요 결정을 미루고 있는 전시 내각을 비판했다. 


그는 "작년 10월 전쟁 발발 직후 우리가 전시 내각에 참여했을 때는 일관성 있는 지도부가 있어 실수를 피할 수 있었다"라며 "그러나 지금은 무언가 잘못됐다.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지도부가 승리를 확정할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을 나락으로 몰고 가는 선택을 한다면 전시 내각을 떠날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따르며 진정한 승리를 거둘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마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의 전시 내각은 네타냐후 총리, 간츠 대표,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3명이 의결권을 갖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간츠 대표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국민 통합에 동참한다는 뜻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에 참여하며 전시 내각에 들어갔다.

민심 못 얻은 네타냐후... 전시내각도 등 돌리나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하마스 소탕이나 인질 송환 등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가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 확대, 라파 지상군 투입 등 주요 이슈를 놓고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간츠 대표는 지난 3월 네타냐후 총리의 승인을 받지 않고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고,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정부와 간츠 대표에게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갈란트 장관도 최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갈란트 장관은 지난 15일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전후 가자지구를 통치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계획을 반대하고 나섰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대신할 통치 세력을 찾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그 어떤 답을 듣지 못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은 막대한 경제적 비용뿐만 아니라 피와 죽음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않을 것이며 하마스를 대체할 세력에 의한 통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가자 전쟁이 끝난 후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간츠 대표는 "갈란트 장관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라며 거들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발발 후 7개월이 넘었는데도 하마스를 소탕하지 못한 군 인사가 변명을 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민심은 네타냐후 총리의 편이 아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이 이날 공개한 주요 지도자들의 직무수행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은 32%에 그쳤다. 반면에 갈란트 장관은 43%, 간츠 대표가 35%로 둘 다 네타냐후 총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의 요구를 즉각 거부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간츠 대표가 내건 조건은 이스라엘의 패배, 인질 유기, 하마스의 생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등을 의미하는 것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송환을 포함해 전쟁의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시 내각이 중요하다고 여긴다"라며 "간츠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가자전쟁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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