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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전공 선발 늘리는데, 대통령 "기초 학문 단단해야"

학술원 70주년 축사 "기초 다지면서 학문 간 벽 허물어야"... 대학들 기초 학문 폐과 추세

등록 2024.05.22 17:33수정 2024.05.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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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열린 개원 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5.22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기초 학문의 발전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전공·학문 간 벽을 허무는 융합을 강조했다. 정부는 2025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부터 무전공 선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당장 비인기 기초 학문의 고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반포동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열린 학술원 개원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학술원 개원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늘 존경하는 우리 석학 어르신들과 이렇게 뜻깊은 자리를 갖게 돼서 저도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각 분야의 기초를 단단히 다지는 동시에 전공 간의, 또 학문 간의 벽을 허물고 디지털 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창의적 융합 인재가 마음껏 성장하는 인프라를 만들겠다"며 "학문의 자유를 충실히 보장하고 연구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하자 참석한 학술회원들이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건물을 지을 때도 기초공사가 중요하다. 초고층 건물일수록 기초를 더 깊이, 더 단단히 다져야 한다"며 "우리가 더 높이 더 크게 도약하려면 그만큼 우리나라 학문의 기초가 깊고 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 모인 석학들은 '기초 학문의 발전이 중요하다'는 윤 대통령의 말에 박수를 보냈지만, 정작 정부가 추진 중인 학과·학부 융합 정책으로 그나마 남아 있는 기초 학문 연구 역량도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초 학문 발전'과 '학문 간 융합'은 논리적으론 문제가 없지만, 현실 대학에선 '모순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 
 
정부는 지난해 6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대학의 기본 조직을 학과·학부로 정의한 규정을 없애고 학과·학부 간 융합을 추진해 왔다.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는 무전공 선발을 일정 비율 달성해야 정부 사업비를 주기로 했다.
 
덕성여대는 2025학년도부터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했다. 이전부터 철학과를 폐지한 대학들이 있고 철학과 폐지 여부로 논란을 겪고 있는 대학도 많다. 
 
청년의 취업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취업에 유리한 학과로의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무전공 혹은 자율전공 선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 이는 곧 비인기 학과 폐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려놓은 것도 이를 더 심화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윤석열 #학술원 #기초학문 #융합 #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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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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