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식 때 현수막. 우리의 포부가 담겨있다.
마이볼
'나이스-행복' 축구를 하던 우리지만, 창단식 때 걸었던 현수막엔 어마어마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우승 간다" #못이기면 #집못감'. 고양이 탈 뒤에 숨은 호랑이 기운이랄까.
창단 7개월 만에 '4강 신화' 뒷이야기
'행축'을 하던 우리는 5월 기자협회 여성 풋살대회를 앞두고 '집중 모드'에 들어갔다.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풋살장에 모이는 날들이 늘어났다. 풋살 영상을 공유하고, 대회용 풋살화도 새로 샀다. 팀 훈련 중간중간 <오마이뉴스> '축구왕' 시민기자들을 모시고 친선 경기를 하고, 다른 팀과도 매치를 이어가다보니 5월 25일 대회날이 다가왔다.
선수들과 응원단까지 4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른 아침 파주 경기장에 모였다. 회사 인원의 절반 가량의 대이동. 그러니까 대이동만큼이나 풋살팀은 대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아침 9시에 파주까지 온 사람들을 실망시킬 순 없었다. 나는 이미 그 전주부터 풋살 경기하는 꿈을 3일 연속으로 꾸고 있었다. 내가 자는 건지 풋살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 꿈에서처럼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32강 JTBC를 2대 0으로 이기고, 16강에서 만난 <서울신문>. 생각보다 풀리지 않는 경기에 답답하던 차에 페널티 구역에서 상대 핸들링 반칙이 나왔다. PK 1번 키커인 나는 골대 앞에 섰다. 그러니까 그 자리는 영광과 역적 후보의 자리였다. 들어가면 영광, 안 들어가면… 내 킥은 슬프게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그 이후 나는 다른 팀원들 말에 따르면 "각성한 듯" 뛰었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이 경기장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골을 넣어야 했다.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나는 몇 분 뒤 정말 그림처럼 선제골을 넣었다. 누군가는 '2002 안정환의 재현'이라 표현했는데, 안정환 선수가 나중에 밝힌 당시 심정처럼 나도 "속으로 울면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