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교회 다니며 화합하는 주민들... 동화 같은 곳이네

[우리 마을이장들을 소개합니다] 경남 함양군 수동면 3

등록 2024.06.18 09:28수정 2024.06.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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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은 총 262마을로 구성돼 있다. 마을 일이라면 항상 발벗고 나서는 마을이장이들을 우리는 만나볼 수 있다. 주간함양은 '우리 마을이장들을 소개합니다' 코너를 연재해 마을지킴이 이장들을 매주 소개하고자 한다. 각 이장으로부터 마을 현황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상백마을(상백리) 이병권 이장(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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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백마을(상백리) 이병권 이장(59) ⓒ 주간함양

 
상백마을은 잣들의 위쪽에 있어 웃잣들, 백평, 상백석, 백석촌이라 불렸다. 이러한 지명은 마을 앞들에서 발견된 고분군 및 출토된 유물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함양여씨가 가장 먼저 터를 잡았고 그 후 조선 세종 때 신창표씨가 한양에서 이거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상백마을에는 올해로 3년차 이병권 이장이 마을을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60가구 10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앞 남강천이 흐르는 이곳은 2022년 4월에 작고한 이외수 소설가의 고향으로 알려졌으며 유명인도 많이 배출됐다.

"마을회관 옆에 있는 집이 이외수 소설가의 외갓집으로 알려졌고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고 전해진다. 이외수 소설가의 이름 또한 외갓집에서 태어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고 있다."

상백마을 숙원사업은 마을 내부 주차장 부지 확보만이 남이 있고 상·하수도 사업은 완료됐거나 진행 중에 있다.

"마을 주차장이 협소해 명절과 같은 행사가 있는 날이면 주차 문제로 인해 곤욕을 치룬 경험이 많다. 마을 안쪽에 있는 함양군 부지를 활용해 주차장으로 만들 수 있도록 건의할 예정이다."

금호마을(상백리) 곽선미 이장(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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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마을(상백리) 곽선미 이장(59) ⓒ 주간함양

 
금호마을은 남강천을 사이에 두고 상백마을 맞은편에 있으며 처음 상백마을에 소속돼 오다가 1986년 하나의 행정마을로 분동하면서 금호동이 됐다.

금호마을에는 곽선미 이장이 6년째 마을을 이끌고 있으며 26가구 43명이 거주 중으로 해를 거듭하면서 거주민이 증가하고 있다.

마을 전체가 아름답게 꾸며진 이곳은 동화 속에서 나올 법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또한 마을 중앙에 자리잡은 교회는 주민들의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어 마을 행사는 대부분 교회를 통해 이루어진다.

"금호마을은 특별하게 환갑부터 모든 생일을 동네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작게는 떡 하나부터 같이 나눠먹으며 생일을 보낸다."

주민들 대부분이 중앙에 있는 교회를 다니고 있어 마을 화합은 물론이고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모두가 함께 자신의 일처럼 나선다.

"동네사람 모두가 교회에 다니고 있어서 웬만한 행사는 교회를 통해 시작한다. 그리고 마을 경관도 좋고, 인심도 좋아 꾸준히 마을로 유입되는 인구가 많다. 제가 처음 마을에 들어왔을 때와 비교해 주민들이 꽤 많이 늘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동네 주민들과 화합하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꿈이다."

내백마을(내백리) 강승기 이장(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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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백마을(내백리) 강승기 이장(70) ⓒ 주간함양

 
내백마을은 옛날 마을 뒤쪽의 휴막골에서 부자로 살던 지씨 성을 가진 사람이 걸립(乞粒)군을 피해 은거하던 곳으로 알려졌다.

내백마을에는 강승기 이장이 2년째 마을을 이끌고 있으며 105가구 207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랜넘트 지도자 학교 학생들이 포함된 수치다.

마을 주변 꽃밭을 조성하고 있는 내백마을은 주민들 사이 단합이 좋기로 유명하다.

"우리 마을의 강점은 주민들끼리 단합이라 말할 수 있다. 내백마을 주민들은 가족 같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읍내에 있는 식당에 점심을 사먹기 위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내백마을은 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덤프트럭 이동이 잦아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또한 인근지역에 있는 돈사에서 풍겨져 나오는 악취가 문제다.

"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덤프트럭이 마을 앞길을 오가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군과 해당 업체에 건의해 마을 앞 도로에는 20km로 속도를 제한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저번 군민과의 대화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곳에 인도 설치를 건의했다. 또한 마을 주변에 돈사 3곳에서 흘러오는 악취로 주민들 대부분이 고통을 받고 있다. 제가 이장을 역임하는 동안 이러한 숙제를 해결해 주민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구라마을(우명리) 양진호 이장(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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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마을(우명리) 양진호 이장(54) ⓒ 주간함양

 
전설에 의하면 조선시대 이 마을에 라씨 성을 가진 사람이 9명의 아들을 두어 모두가 과거에 급제했는데 당파싸움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서 모두가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그 후 아홉 라씨가 있었다는 뜻에서 '구라'라고 말하게 됐다고 한다.

구라마을에는 5년차 양진호 이장이 마을을 이끌고 있으며 55가구 70여 명의 주민들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마을 이름이 '구라', 즉 거짓말이라는 뜻으로 비춰지며 여러 오해를 받기도 하는 이곳은 사람 살기는 좋은 마을이다.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매번 마을 이름과 연계해 거짓말이라며 비웃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 마을은 주민들 사이 단합도 좋고, 경치도 좋아 어느 마을과 비교해도 사람 살기는 참 좋은 마을이다."

현재 구라마을은 수동면에서 유일하게 상·하수도 사업이 실시되지 않아 양 이장은 걱정이 많다.

"우리 마을은 큰 도로가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수도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군에 건의할 예정이다."

끝으로 양 이장은 마을에 있는 노인들을 더욱 세밀하게 파악하고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활동적인 어르신들은 마을 회관에 나와서 같이 밥도 먹고 소통을 하지만 그러지 못한 분들은 집에만 있어 걱정이다. 이런 노인들을 더 세밀하게 보듬을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면 좋겠다."

도북마을(도북리) 권길현 이장(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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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북마을(도북리) 권길현 이장(77) ⓒ 주간함양

 
조선시대에는 면사무소가 있었고 한길의 북쪽이라 하여 도북이라 했다.

도북마을은 111가구 200여 명이 살고 있으며, 함양군을 대표하는 사과마을답게 지금도 50여 농가가 과수농을 하고 있는 마을이다.

권길현씨는 2011년 귀향해서 2013년부터 지금까지 이장을 11년째 맡고 있는 만큼 마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사과축제 위원장까지 겸하고 있어 부담감 또한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마을은 지난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한 제2회 행복마을만들기 경남도콘테스트에서 마을경관·환경부문 우승을 하면서 전국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주민들의 단합을 통해 입선을 하면서 마을 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에 선정되면서 크고 작은 주민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었다."

또 2~3년 전부터 태양광 업자들이 과수원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의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한동네 선배 어르신들이 고령화 등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고 땅을 팔겠다고 하고 자식들은 귀촌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뾰족한 방법이 없지 않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도복에서 지금 사과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이 분야에서 최고수다.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아직도 맛은 최고다"고 말하며 "지금이라도 함양사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행정에서 노력을 해야 된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립니다.
#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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