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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르치고 싶다, 교육과 무관한 행정업무 경감하라"

[현장] 전교조대전지부 '교원 행정업무 경감 촉구 대전교사집회'... "교원단체와 상설협의체 구성하라"

등록 2024.06.18 20:11수정 2024.06.1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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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대전지부는 18일 오후 대전교육청 옆 보라매공원에서 '교원 행정업무 경감 촉구 대전교사집회'를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 교사들이 '우리는 가르치고 싶다'고 외치며 교육활동과 무관한 행정업무 경감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대전지부(지부장 김현희)는 18일 오후 대전교육청 옆 보라매공원에서 '교원 행정업무 경감 촉구 대전교사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교사들이 수업과 상담, 생활지도 등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설관리와 채용, 돌봄 등 교육활동과 무관한 업무를 이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사들은 이러한 주장을 수십 년 째 하고 있지만 대전교육청은 '학교마다 여건이 다르고, 업무분장은 학교장의 권한'이라며 외면해 왔다는 것. 그러한 상황 속에서 날로 교원정원은 줄어들고, 행정업무는 늘어가고 있다며 교육청이 학교업무 경감을 위해 관련 단체들과 상설협의체를 만들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들은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 여는 발언에 나선 김현희 대전지부장은 "교육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교를 정권의 공약 실현과 정책 홍보 장으로 활용하면서 마른 수건 쥐어짜듯 학교를 쥐어짜고 있다"고 비판하고, "우리는 일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교사로서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조현희 대전지부 정책실장이 나서 올해 총 770명이 참여한 '교원 업무경감 설문조사' 결과와 1월부터 진행된 교원 업무경감 투쟁 과정을 설명했다. 조 실장은 "교육청이 자랑했던 학교지원센터는 교원 80.5%가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답변했다"고 밝힌 뒤 "부교육감이 업무경감을 위해 직접 관심 갖고 깊이 있게 집중하고 노력하겠다는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는지 예의주시하겠다"며 교육청이 책임감 있는 행보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계속해서 현장발언이 이어졌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1학년 담임을 하면서 돌봄 업무에 아침~저녁 돌봄, 조리종사원, 야간근무조까지 아우르는 일을 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회상한 뒤 "수업 준비와 생활지도를 할 시간도, 체력도 없었고 학생들에게 한없이 미안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에서 방송 업무를 맡았던 저경력 중등교사는 "방송 업체조차 해결방법을 알 수 없다는 노후화된 장비를 고치는 것이 교사에게 수업과 학생 지도보다 우선인 일이었던 것일까요"라고 묻고 "업무 경감의 시작은 교사 정원 축소를 멈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원 업무 경감의 시작은 교사 정원 축소를 멈추는 것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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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대전지부는 18일 오후 대전교육청 옆 보라매공원에서 '교원 행정업무 경감 촉구 대전교사집회'를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마지막 현장 발언자로 나선 유치원 교사는 "유치원 교육과정, 방과 후 과정 표준업무메뉴얼을 만들어서 이를 근거로 업무분장에서 서로의 갈등이 생기지 않게 해 달라"고 교육청에 요구했다.


이들은 또 이날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지난 수년 동안 교육청은 교원의 교육전념 여건 조성 종합계획을 발표했고, 교육사업 총량제를 실시했으며, 방과후 돌봄지원센터, 학교지원센터를 만들었다고 요란을 떨었다"며 "하지만 교사의 업무는 줄어들지 않았다. 교원정원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교사가 꿈나무지킴이를 선발하고 담장을 재고 방과후수강권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와중에 교육청은 학교폭력 담당교사에게 업무 처리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 수업을 대신할 강사를 신청하라고도 한다"면서 "강사에게 수업 맡기고 교사는 업무하라는 교육청은 진심으로 교사가 교육에 전념하기를 바라는 건지 그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가르치는 일에 전념해서 공교육을 살려내자는 교사들의 절박한 요구에 대전시교육청은 '업무분장은 학교장의 권한'이라며 외면하고 있고, 그 속에서 업무를 둘러싼 학교 구성원 간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이 문제는 학교에 대해 지도 감독권을 가진 교육청이 해결해야 한다. 교육청은 언제까지 손 놓고 학교 구성원들끼리 서로 업무를 미루고 갈등을 겪고 고통당하는 것을 방관하려는가"라고 따져물었다.

이들은 교사들이 본연의 교육활동, 즉 수업과 학생생활지도에 충실하도록 ▲교육활동과 무관한 업무 이관 ▲직종별 업무 구분 및 학교업무표준메뉴얼 개발 배포 ▲학교지원센터, 방과후학교·늘봄지원센터 운영 내실화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교원단체와 상설협의체 운영 등을 교육청에 요구했다.

끝으로 집회 참가자들은 대전교육청 정문 앞까지 거리행진을 펼친 뒤, 각자 교육청에 요구하는 내용을 적은 종이를 종이공으로 만들어 박을 터트리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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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대전지부는 18일 오후 대전교육청 옆 보라매공원에서 '교원 행정업무 경감 촉구 대전교사집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집회를 마친 뒤 교육청 정문까지 거리행진을 하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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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대전지부는 18일 오후 대전교육청 옆 보라매공원에서 '교원 행정업무 경감 촉구 대전교사집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대전교육청 정문 앞에서 박터트리기 퍼포먼스를 하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전교조대전지부 #교사업무경감 #교사행정업무 #대전교육청 #학교업무표준메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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