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임금 인상!”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6월 22일 오후 실질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배달음식도 과일도 안 먹고, 악착같이 51만 원씩 저축"
이렇게 일하고 세후 19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인선씨. 이 190만 원으로 인선씨는 노후를 준비하고, 큰딸과 함께 사는 데 드는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불안정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큰딸 또한 자신의 미래를 온전히 스스로 책임질 수밖에 없어, 생활비를 많이 보태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인선씨가 한 달에 51만 원씩 4년째 저축을 하고 있다.
"제가 이 월급 받고 생활하면서 여유가 있어서 저축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내년에 정년퇴직을 하는데 딸들에게 폐 끼치지 말고 살아야죠. 그래서 방법을 찾다 보니, 지금 덜 먹고 덜 써서라도 악착같이 모아서 퇴직해야겠다 싶더라고요. 진짜 절박해서 이렇게 악착같이 저축하고 있는 거예요."
내년 정년퇴직을 앞둔 인선씨의 노후 대비는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실이다. 인선씨는 매달 51만 원씩 저축하기 위해 지금껏 그 흔한 배달음식도, 외식도 하지 않았다. 1년에 치킨 한 마리 먹을까 말까 할 정도로 아끼며 살고 있다. 최근 과일값이 치솟아도, 그것은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라는 인선씨.
"안 먹어도 살 수 있는 과일 같은 것, 이미 안 먹고 산 지 오래됐어요."
최저임금 노동자인 인선씨가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모든 것을 포기하고 '덜 먹고 덜 쓰는 방법' 외에는 없는 것이다.
인선씨는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몸이 건강하기를 바랐다. 사랑하는 딸들에게 손 내밀지 않고 살다가, 유일한 자산인 전세보증금이라도 온전히 남겨주고 떠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 같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이 월급으로 불안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선 지금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모든 것을 포기해야 가능해요. 이건 그냥 당신 같은 사람들은 사람다운 삶을 포기하고 살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나요? 크게 바라지도 않아요. 노후 준비를 하더라도 지금 이 시간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임금 정도로 올랐으면 좋겠어요."
양쪽 무릎 수술을 한 인선씨의 빠른 회복과 노후의 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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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노동자의 노후 준비? 덜 먹고 덜 쓰는 방법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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