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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의총 결과 뒤집혔다, 사천시의회에서 벌어진 일

[해설] 후반기 의장 김규현 당선, 배수진-연대가 부른 변화? 권력지형 대변동

등록 2024.07.02 15:31수정 2024.07.0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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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대 사천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흥미롭게 진행됐다. 다수당인 '국민의힘'의 의원 총회 결과를 뒤집고 김규헌 의원이 의장에, 전재석 의원이 부의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여러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점을 남겼다. ⓒ 뉴스사천


후반기 의장 김규헌, 부의장 전재석...'여야 협치' 새 바람 불까

제9대 사천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흥미롭게 진행됐다.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총회 결과가 뒤집혀 김규헌 시의원이 의장에, 전재석 시의원이 부의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여러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점을 남겼다.

2일 오전 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는 김규헌(1966년생·국민의힘·축동곤양곤명서포), 부의장에는 전재석 시의원(54년생·국민의힘·벌용향촌)이 각각 당선됐다. 두 사람 다 전체 12표 중 7표를 얻어 1차 투표에서 가뿐하게 승리했다. 

사천시의회 '소수 연대'가 결국 '새 판' 짰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 총회 결과와는 다른 것이어서 지역사회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국민의힘 일부 의원(4명)과 더불어민주당(3명)의 연대가 성공한 것이다. 

9대 사천시의회는 국민의힘 9명(강명수, 김민규, 구정화, 진배근, 김규헌, 윤형근, 박정웅, 전재석, 임봉남), 더불어민주당 3명(최동환, 박병준, 정서연)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사천시의원 9명은 지난 23일 의원 총회를 거쳐 윤형근(1958년생·국민의힘·동서선구동서금남양) 전반기 의장을 후반기 의장 후보로, 구정화(1959년생·국민의힘·사남용현) 전반기 행정정관광위원장을 후반기 부의장으로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전체 12명 시의원 중 9명이 국민의힘이어서 이번 후반기 의장 선거는 싱겁게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후 전개 양상은 다르게 흘러갔다. 

6월 29일 의장 후보 등록 마감 결과, 국민의힘 재선 의원인 윤형근, 전재석, 김규헌 의원 등 3명이 등록했다. 3파전으로 전개될 경우 민주당 3표가 당락의 향방을 가를 캐스팅 보트로 작용하게 된다. 민주당의 역할론이 중요하게 작용하면서 각 후보들은 민주당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표 단속에 들어갔다. 결국 민주당이 손을 잡은 것은 김규헌 후보였다.  


7월 1일 오후 5시 전재석 후보가 의장 후보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후반기 의장 선거는 기존 국민의힘 의총 결과대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전재석 후보는 김규헌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나서면서 반전의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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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후반기 의장 선거는 윤형근 후보(사진 왼쪽)와 김규헌 후보의 맞대결로 진행됐다. 선거 결과 김규헌 후보가 당선됐다.    ⓒ 뉴스사천


7월 2일 오전 10시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제277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후보들의 운명이 갈렸다. 이날 후반기 의장에 출마한 윤형근 전반기 의장과 김규헌 전반기 부의장이 정견발표를 하고, 투표에 들어갔다. 

정견발표에서 윤형근 후보는 "전반기 못다한 일들과 지역 중요 현안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싶다"며 "2년을 더 이끌어 일하는 의회상을 정립하겠다"고 했다.

김규헌 후보는 "전·후반기 의장은 다른 사람이 맡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저는 당선이 되면 다음 도의원과 시의원 선거 어디에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날 전체 사천시의원 12명 중 김규헌 후보가 7표, 윤형근 후보가 5표를 얻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긴 김규헌 후보가 후반기 2년간 사천시의회를 이끌 의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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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헌 후반기 의장이 정견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스사천


김규헌 의장은 "사천시의회는 이번 계기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제가 변화의 바람을 이끌겠다. 저는 시의회의 변화 중 하나로 의원협의회를 구성해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며 "의장은 의원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 사천시의회가 많은 홍보와 대외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선거 후유증으로 인한 의회 내부 갈등이 없도록 의회를 잘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의장 선거 역시 전재석 시의원이 7표, 구정화 시의원이 5표를 얻으면서 1차 투표에서 가볍게 승부가 갈렸다. 전재석 부의장은 "의장을 잘 보필해 시의회의 화합과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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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대 사천시의회 후반기 부의장으로 당선된 전재석 시의원.  ⓒ 뉴스사천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김규헌 후보가 '다음번 지방선거에 도의원이든 시의원이든 출마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장으로서 정치인생 2년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것이 일부 국민의힘 초선 시의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 

김규헌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7표가 필요했다. 본인 1표, 공개지지를 선언한 전재석 의원 1표, 민주당 3표(박병준, 최동환, 정서연) 등 알려진 것은 5표다. 나머지 2표는 국민의힘 초선 시의원 중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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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헌 의장이 당선 직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사천


덧붙여 김규헌 후보는 윤형근 후보가 전반기 의장 출마 당시 '전반기 2년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넘기겠다'고 한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 김규헌 후반기 의장은 "전반기와 후반기 다른 사람이 해야 시의회에 변화가 있고,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주장이 어느 정도 먹혀들었음이 이번 선거 결과에서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여야 협치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 전체 12명 시의원 중 국민의힘 9명이 뭉칠 경우 모든 상임위원장과 의장단을 독식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연대하면서 과반을 넘기면서,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박동식 사천시장이 사천시 동지역인 것을 감안해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읍면지역을 대표하는 시의회 의장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사회에서 일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읍면지역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역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후문이다. 

'읍면 대표성'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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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지방의회 내 권력구도의 유동성을 보여줬다. ⓒ 뉴스사천


이번 선거는 지방의회 내 권력구도의 유동성을 보여줬다. 다수당이라 해서 모든 것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소수 연대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시의회 의장단 선거는 여러 해석을 남기고 마무리됐다. 사천시의회는 오는 4일 상임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상임위원장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살펴보면, 후반기 사천시의회 정치구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7대 시의회는 후반기 의장 임기 쪼개기 논란으로 장기 파행 소동을 겪었고, 8대 시의회는 이삼수 의장이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맡아 4년간 임기를 채운 바 있다. 8대 의회 역시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을 두고 장기간 갈등 관계를 유지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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