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박차고 나온 남자, 그가 벌인 일

남상원 희망커넥트 대표 "아이들에게 희망 나누는 일은 세상 무엇보다 고귀한 선행"

등록 2024.07.03 10:00수정 2024.07.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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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던 대학 시절, 노부부가 조성한 동원장학회에서 받은 350만 원의 장학금이 인생의 터닝포인트 됐다는 남상원 대표는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에게 인생의 이정표를 만들어 주고 싶은 꿈이 있다. ⓒ 방관식


 
세상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래도 대부분은 최소 평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머물기를 희망한다. 그런데 안락함이란 테두리를 박차고 나온 사람이 있다. 바로 사단법인 희망커넥트의 남상원 대표다.

남 대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굴지의 유통업계 기업에서 근무했다. 전형적인 일 중독자였던 까닭에 성과 위주의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루기도 했다. 

이렇게 세상 부러울 게 없는 그가 마흔을 목전에 둔 지난 2020년 사표를 던졌다. 그 사유도 일반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표준편차에서는 한참 벗어난 엉뚱함이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어른이 될 때까지는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정말 힘든 시절이었죠. 그런데 어려울 때마다 주변의 도움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그 은혜를 갚아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냥 후원자냐 전문가냐 고민했는데 전문가의 길을 택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탄탄하게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험한 길을 자처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남 대표의 결단을 막을 수는 없었다.      

힘든 시절 나중에 이만큼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절실했던 상상 이상으로 성공했으니 다른 길에 도전하는 것도 좋겠다는 남다른 소망이 남 대표의 심장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불장군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이 세상살이.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면 착한 고집(?)을 끝까지 부릴 수 없었겠지만 남 대표에게는 자신만큼이나 특별한 생각을 가진 아내가 있었다.

"힘들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내를 만났습니다. 저만큼이나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터라 제가 하는 일을 늘 응원해 줬죠. 제가 머뭇거릴 때 아내가 '내가 늦게라도 공무원이 됐으니 당신 먹여 살릴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고 말해줬습니다. 저는 이래저래 행운아라 생각합니다."

이후 남 대표는 아동 국제구호 NGO에서 활동가에게 필요한 능력을 차곡차곡 쌓았고, 지난해 3월에는 한 번 더 진화해 희망커넥트란 봉사단체를 만들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원 없이 하는 중이다.

남 대표는 후원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투명한 단체를 만드는 게 1단계 목표다. 그리고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이 훌륭한 직장인으로 자라 사회의 약자들을 보살피는 역할을 해주길 소망한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자신에게도 경영 마인드를 가진 활동가가 될 것을 항상 주문하고 있다. 

7월부터 희망나침판 사업을 통해 자립준비청년(보로종료아동)의 사회진출을 돕는 일을 계획하고 있는 남상원 대표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기부가 아니라 선행은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널리 알리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됐으면 좋겠다"면서 활짝 웃었다.

어린 시절 지독하게 가난했던 한 남자가 얼마나 평균을 벗어난 삶을 살 것인지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남상원대표 #희망커넥트 #위기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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