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일강리도와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가 있는 곳은?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김형준 총영사 류코쿠대학 오미야 도서관 방문

등록 2024.07.04 09:40수정 2024.07.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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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김형준 총영사와 강종부 교육 담당 영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류코쿠대학 오미야 도서관 방문했습니다. 류코쿠대학 오미야 도서관에는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 네 점과 조선시대 때 그려진 것으로 알려진 세계지도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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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김형준 총영사님이 류코쿠대학 오미야 도서관에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 지도를 보면서 연구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 박현국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김형준 총영사와 관계자들은 오미야 도서관 관장실에서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류코쿠대학 명예교수이고 안중근 동양 평화 연구센터 연구원이신 히라타(平田 厚志) 선생님과 다케우치(竹內 真彦) 도서관 관장님께서 안중근 의사 글씨가 류코쿠대학에 기탁된 배경과 글씨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특별 유물 전시실로 옮겨서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 네 점과 조선시대 그려진 세계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 지도를 감상했습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이하 혼일강리도 류코쿠대학본)는 중국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한반도와 일본 열도, 왼쪽에 중앙아시아, 아라비아반도, 유럽, 아프리카가 그려진 세계에서 가장 오랜 된 세계전도입니다.

지도 아래 권근(權近)이 쓴 발문과 양촌집(역대제왕혼일강리도지)에 의하면 이택민(李澤民)의 성교광피도(聲敎廣被圖)와 천태승 청준(淸濬)의 혼일강리도를 중국에서 들여와 한반도와 일본을 추가하여 새로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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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대학귀중자료 디지털 알카이브에서 공개하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입니다. 이 지도는 지정학적 가치뿐만 아니고 지명 5천 여 곳이 써 있어서 그 때의 지명을 연구하는데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 ⓒ 박현국

 
혼일강리도(류코쿠대학본)은 1402년 만들어진 원본은 아닙니다. 지도에 쓰인 지명이나 기록들을 확인한 결과 1430년대 무렵 그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에서 만든 지도가 왜 일본 교토 류코쿠대학에 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임진왜란이나 일제 강점기 한반도에서 일본에 건너온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우리 선조가 그린 세계 최초의 세계 지도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 있다는 사실은 슬픈 일입니다. 일본에는 류코쿠대학을 비롯한 텐리대학과 규슈 등에도 비슷한 지도가 있지만 류코쿠대학본이 가장 오래되었고 뛰어나다고 합니다.

혼일강리도(류코쿠대학본)는 낡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공개를 하지 않습니다. 이번 총영사 일행이 본 지도 역시 모사본입니다.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도 모사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류코쿠대학에서는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으로 지도 전체를 디지털화하여 연구와 교육용으로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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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김형준 총영사님이 류코쿠대학 오미야 도서관 귀중본 특별 전시실에서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를 보면서 안중근 동양평화연구소 소장 오쿠노(?野恒久) 선생님과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 박현국

 
류코쿠대학 오미야 도서관에는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 네 점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는 안중근 기념관에서 상설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안중근 유묵 글씨는, 보물로 지정된 것이 31점, 그밖의 27점이 알려져 있습니다(미공개작 5점, 일본소재 7점, 중국소재 1점, 미국소재 1점).

류코쿠대학에는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가 네 점은 모두 소유자들이 관리를 기탁하였습니다. 계신호기소부도(戒愼乎其所不睹)는 아무도 보지 않더라도 경계하라는 뜻으로 중용에서 나오는 글귀입니다. 큰 뜻을 이루려는 이는 남에게 보이지 않는 곳, 들리지 않는 곳에서도 소홀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 말입니다. 군자는 보지 않는다고 해도 경계하고 조심하며, 들리지 않는다고 해도 두려워한다"는 <중용>의 문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남이 보든 보지 않든 언제나 경계하고 조심하는 태도를 '신독'이라고 합니다. '신독'은 유가에서 개인적 수양의 최고 경지를 뜻합니다. 청말 정치가이며 학자였던 중국번(曾國藩)은 "스스로 수양하는 방법에서 마음을 수양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없고, 마음을 수양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또한 신독에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혼자 있을 때에도 조심해야 하는 덕목으로 안중근 의사가 꼽은 또 하나는 성실과 신의입니다.


민이호학 불치하향(敏而好學, 不恥下問)는 논어 자공편에 나오는 말로 영민하고 배우기를 좋아하며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불인자불가이구처약(不仁者不可以久處約)는 어질지 않은 사람은 곤궁에 처했을 때 오래 견디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논어 이인편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위에 소개한 안중근 의사의 친필 글씨 세 점은 모두 여순 감옥에서 교해사(敎誨師)로 근무하던 츠다(津田海純)씨가 직접 일본으로 가져온 글씨입니다. 츠다씨는 오카야마 정심사(岡山県笠岡市の浄心寺) 주지였습니다. 정심사에 보관되던 안 의사님의 글씨는 1997년 츠다씨의 후손이 류코쿠대학에 기증했습니다.

츠다씨의 후손은 안중근 의사의 글씨를 기탁하면서 당시 선친 주지 스님은 안중근 의사의 평화 사상에 감동을 받았고, 서로 깊은 신뢰 관계를 맺어서 글씨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선친은 안중근 의사는 감옥의 여러 사람들에게도 큰 감동을 안겼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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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김형준 총영사님이 류코쿠대학 오미야 도서관 귀중본 특별 전시실에서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 ‘독립’을 보면서 연구자 선생님과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 박현국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 '독립'은 1910년 안중근 의사가 여순 감옥에서 처형되기 한 달 전에 쓴 글씨입니다. 안 의사가 수감된 여순 감옥의 간수였던 시타라 마사오(設樂正雄)씨가 안중근 의사에게 직접 받은 유묵 글씨입니다.

시타라씨의 후손인 히로시마현 무카이 하라 간센지(願船寺)의 시타라 마사즈미(設楽正純)씨가 소장하고 있다가 류코쿠대학에 기탁했습니다. 간수였던 시타라 마사오씨는 안중근 의사와 태어난 해와 달이 같았다고 합니다.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김형준 총영사와 강종부 영사 일행은 류코쿠대학 오미야 도서관 방문을 방문하여 세계 최초로 조선시대 조선에서 그린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와 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를 감상하였습니다. 대학 연구자와 전문 직원의 설명을 듣기도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내용을 비롯하여 유물이 류코쿠대학에 오게 된 경유와 그간 연구와 보존 전시를 하면서 겪어온 일들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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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코쿠대학 오미야도서관을 방문하신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김형준 총영사과 일행이 본관 앞에서 도서관 직원들, 연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곳은 1879년 지어진 건물들로 나라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있습니다.? ⓒ 박현국

 
참고문헌 및 누리집>
교토대학귀중자료 디지털 알카이브,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https://rmda.kulib.kyoto-u.ac.jp/item/rb00029670#?c=0&m=0&s=0&cv=0&r=0&xywh=8504%2C4582%2C10927%2C2197, 2024.7.3
류코쿠대학 안중근 동양평화연구소, https://www.ryukoku.ac.jp/about/, 2024.7.3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https://www.facebook.com/osaka.korea?ref=embed_page, 2024.7.3
히로시마현일한친선협회, https://1485753767.jimdo.com/%E3%83%88%E3%83%94%E3%83%83%E3%82%AF%E3%82%B9/%E7%AC%AC71%E9%9B%86-%E7%AC%AC80%E9%9B%86-1/%E7%AC%AC-71%E9%9B%86%E2%91%A0/), 2024.7.3
KBS 다큐멘터리 "문명의 기억-지도"(2016), https://www.youtube.com/watch?v=Q9S0A4wyp80, 2024.7.3
김선흥, 미국 대학과 고등학교의 '강리도 탐구' 붐 - 강리도로 역사를 다시 쓴 외국 사례들] 또 하나의 강리도 혼코지본의 출현, 오마이뉴스, 2021.8.18, https://omn.kr/1uv7m
백옥경,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산악 표기에 나타난 제인식, 이화사학연구45집, 2013
왕치엔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제작과 조선 태종의 천도 및 지방행정제도 개혁과의 관계, 이화사학연구45집, 2013
이수임 외, 안중근과 동양평화, 류코쿠대학사회과학연구소총서제116권, 아카시, 2017.3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류코쿠대학오미야도서관 #안중근친필글씨 #김형준총영사 #강종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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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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