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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툴루즈가 우리 모델, 우주항공으로 기적 성공해야"

[인터뷰] 취임 2주년 맞은 박동식 사천시장

등록 2024.07.05 17:56수정 2024.07.0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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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일 취임으로 시작한 박동식 사천시장의 민선 8기 시정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과 우주항공청 개청 등 우주항공 분야의 굵직한 사업 진척을 주요 성과로 꼽고 있다. 박동식 시장 인터뷰는 사천시장 집무실에서 7월 3일 오전 10시에 이루어졌다. ⓒ 뉴스사천


2022년 7월 1일 취임으로 시작한 박동식 사천시장의 민선 8기 시정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사천시는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과 우주항공청 개청 등 우주항공 분야의 굵직한 사업 진척을 주요 성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남은 숙제를 풀어가는 과정 또한 만만치 않을 것임은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일이다. 이에 <뉴스사천>은 박동식 시장을 직접 만나 궁금증을 푸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우주항공청 본청이 용현면에 들어서야 한다는 평소의 바람과 소신을 밝혔다. 우주항공 대학 캠퍼스 유치를 둘러싼 국립창원대-경상국립대 사이의 미묘한 갈등 상황에 관해서도 견해를 드러냈다. 사천시와 행정통합을 바라는 진주시 움직임에 대해서는 말을 최대한 아꼈다.

박동식 시장 인터뷰는 사천시장 집무실에서 7월 3일 오전 10시에 이루어졌다. 다음은 박 시장과 뉴스사천이 나눈 문답이다.

"가장 큰 성과는 우주항공청의 사천 개청"

- 4년 임기의 절반을 돌고 있습니다. 소회부터 말씀해 주시죠.

"아시다시피 경남도의회 의장까지 하면서 이전에 오랜 시간을 의정 활동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러니까 이쪽 일이나 분위기를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장이라는 자리는 다르더라고요, 모든 책임이 나한테 주어지니까. 그만큼 스트레스도 받고, 마음에 여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 그런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십니까?

"뾰족한 방법이 있나요? 그것도 즐겨야죠. 가끔 일찍 퇴근하면 아내와 남일대에서 맨발 걷기 하는 정도? 새벽에 걷는 것도 좋아합니다."


- 일부에선 '시장이 시민들 행사에 너무 찾아다닌다. 너무 다음 선거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을 합니다. 어떻게 답하시겠어요?

"그런 지적이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시민들을 만나는 건 평소에 몸에 밴 행동이에요. 시민과 소통하는 하나의 방편이기도 하고요. 그 과정에 건의 사항도 듣고 쓴소리도 듣습니다. 그렇다고 해야 할 업무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쉬운 점은 특별법에 '정주 여건 개선' 빠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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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일 취임으로 시작한 박동식 사천시장의 민선 8기 시정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사천시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등 지역 발전의 기반을 굳건히 다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동식 시장 인터뷰는 사천시장 집무실에서 7월 3일 오전 10시에 이루어졌다. ⓒ 뉴스사천


- 지난 시간, 가장 큰 성과를 꼽자면 무엇인가요?

"지난 2년 동안의 가장 큰 성과는 우주항공청 특별법 국회 통과와 우주항공청 사천 개청입니다. 우리나라 우주항공산업 중심도시인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이 개청하면서 세계적인 우주항공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지요. 2023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경남 유일의 1등급이자 시부 전체 1위라는 쾌거를 이룬 것도 뜻깊죠."

- 반대로, 아쉬운 대목도 있을 것 같은데요?

"네. 우주항공청 특별법 정부안에 담겨 있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내용이 법률 제정 과정에 빠진 거예요. 다행히 제22대 국회가 개원하자 서천호·박대출 의원님이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각각 발의했어요. 늦었지만, 특별법이 조기에 제정될 수 있도록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다시 통과시킨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우주항공청 개청, 다시 한번 의미를 새긴다면?

"우리 시가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거겠죠. 우주항공청은 사천시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등 지역 발전의 기반을 굳건히 다지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지 않나요?

"맞습니다. 우주항공청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도시 인프라 구축, 획기적인 정주 여건 개선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았습니다. 지금 산업, 국제 교류, 물류 등 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고요. 또,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교통, 주거, 문화,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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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청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도시 인프라 구축, 획기적인 정주 여건 개선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박동식 시장 인터뷰는 사천시장 집무실에서 7월 3일 오전 10시에 이루어졌다. ⓒ 뉴스사천


- 우주항공청 본 청사 개청에 관해 지금까지 협의한 것이나 확인된 게 있을까요?

"중요한 건 우주항공청 본 청사는 사천시에 들어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협의가 진행 중이고요. 사천시에선 조속한 건립을 위해 부지 검토 용역을 실시했고, 행정절차 등 필요 사항을 정리해서 우주항공청에 제공했습니다. 앞으로도 우주항공청이 최적의 장소를 선정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가야죠."

- 용현면 5.64㎢를 토지 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용현면 일대는 우주항공복합도시 예정지입니다. 그래서 우리 시는 일정 구역을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했고, 경남도에서는 토지 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토지 투기를 방지하고 땅값 급등을 억제하려는 조치로 보면 되겠죠."

- 이런 조치가 우주항공청 본청의 건립 위치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할 수 있나요?

"네. 본 청사 건립의 중요 준비 단계로 볼 수 있어요."

- 우주항공청을 용현면에 둠으로써 사천지역과 삼천포지역을 하나로 묶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공항, 철도, 고속도로 등 기존의 도시 인프라를 고려할 때 '우주항공청 구성원들이 좋아할까?'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과기부 장관이 사천을 방문했을 때 부지에 관한 설명을 이미 드렸거든요? 정확히 답은 하지 않았지만, 좋게 보는 것 같았어요. 결정이야 위에서 하겠으나, 지역을 골고루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우리 시의 입장을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우주항공청 청사 건립과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이를 두고 '속도'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우주항공청 본청이 빨리 들어서려면 토지 조성이 이미 이루어진 곳을 택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물론 그런 면도 있지요. 하지만 우리가 모델로 삼는 도시는 프랑스의 툴루즈예요. 툴루즈가 210만 평, 우리는 170만 평을 계획하고 있어요. 그만큼 큰 그림을 그린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지금 도시 개발 계획을 세우기 위한 연구 용역을 준비 중인데, 여기엔 외국 업체도 참여할 수 있어요. 이런 절차를 밟고 청사를 지으려면 5~6년은 걸리겠지만, 그래도 멀리 봐야죠."

캠퍼스 유치 관련해 "어느 대학과도 협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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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과 관련해 프랑스 툴루즈 모델를 강조했다.  ⓒ 뉴스사천


- 멀리 보고 큰 그림을 그린다는 얘기네요. 하지만 우주항공청 특별법 등 현실을 살폈을 때, 일자리와 인구의 비약적 성장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을 향한 도전으로, 대한민국의 세 번째 기적을 창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그 중심지가 사천이고, 가장 큰 수혜지역도 사천시가 될 거예요. 기업의 집적, 산업의 확장, 연구·교육 분야의 확대 등 지역 차원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분야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치리라 확신합니다."

- 우주항공 분야와 연계한 대학 캠퍼스 유치는 사천시의 오랜 염원입니다. 최근 국립창원대와 사천시의 협의가 한 발짝 더 나아갔죠?

"우리 시가 20여 년 전부터 우주항공 공과대학교를 설립하고자 꾸준히 노력한 건 잘 알 겁니다. 지난 6월 17일, 국립창원대학교와 사천 우주항공 캠퍼스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그 꿈에 가까워졌다 할 수 있어요. 2025년 3월에 임시 캠퍼스의 문을 열고, 2027년 12월에 본 캠퍼스를 사천시 용현면 통양리 일원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 그러자 경상국립대가 경계하는 눈칩니다. 어떻게 풀어갈 생각입니까?

"시중에 이런저런 걱정의 소리가 있지만, 창원대에선 걱정하지 말라고 해요. 학과 신설이 아니고 있는 과를 축소하는 개념이라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경상국립대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거라 봅니다. 조만간 권진회 신임 총장을 만나 이야기할 거고요.

우리 시는 정부의 우주경제 로드맵에 따라 지난 2023년 10월 경상국립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글로컬대학에 5년간 50억 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사천 GNU 사이언스파크에서 기술경영융합학과 석사과정 20명이 교육도 받게 돼요.

이처럼 우리 시는 어떠한 대학, 기업, 연구기관과도 협력해 나갈 생각이에요. 두 대학도 경쟁자라는 불편함보다는 가보지 않은 우주항공 개척의 동반자라 여기고, 함께해 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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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식 사천시장은 대학 캠퍼스 유치 관련해 “어느 대학과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 뉴스사천


- '우주항공'이 뜨자 사천의 주변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입니다. 적절한 협력과 견제가 동시에 필요해 보이는데요.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설립됐지만, 그렇다고 사천시만의 기회가 아니죠. 좁게는 경남, 크게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기회입니다. 인근 지역은 물론 전국 지자체와 상생해야 우주 강국들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지요."

- 진주시에서 사천-진주 행정통합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행정통합 주장에는 대응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생각입니다만, 너무 대응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어서 얼마 전 입장문을 내기도 했죠. 다시 정리하자면, 현시점에 행정통합 운운하는 것은 안 맞다, 차라리 연대와 협력 방안을 찾는 게 좋지 않겠냐, 이렇게 주장하고 싶습니다."

"행정통합 맞지 않아, 연대와 협력 방안 찾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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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식 시장은 진주시의 행정통합 주장과 관련해 “현시점에서 행정통합 운운은 맞지 않다. 연대와 협력 방안 찾을 때”라고 말했다.  ⓒ 뉴스사천


- 내년이면 통합 사천시 출범이 30년째를 맞습니다. 그 의미를 짚는다면?

"삼천포시와 사천군은 1995년 5월 10일 사천시로 통합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논의 없이 이뤄지면서 한계가 분명히 있었죠. 그런데도 지난 30년은 다양한 정책으로 사천시 정체성 확립과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온 시간이었어요. 그 노력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통합의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다면 얼마나 될까요?

"대략 70%쯤?"

- 나머지 30%를 채울 방안은?

"글쎄요. 분명한 건 여기에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는 겁니다. 소지역주의로 편을 가르면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분들이 더러 있지요. 이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하고, 조금씩 양보한다는 생각을 가져야겠습니다."

- 사천 시정을 이끄는 책임자로서 사천시의회와의 지난 2년은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겉보기엔 어땠을지 몰라도 마찰과 설득, 양보 등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오랜 도의원의 경험을 살려 극한 마찰은 피했습니다. 우주항공청 개청을 위해서는 정당을 떠나 모든 의원님들이 집행부와 협치해 주셨고요.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긴장적 협력관계'였다고 표현하고 싶네요."

- 최근 사천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구성 작업을 끝냈는데, 이를 지켜본 소감은? 

"뭐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서로 협의한 결과이니 존중해야겠고요. 모두가 시민을 위한 일이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뉴스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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