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시 세종대왕면 구양리의 햇빛두레발전시설최충기
"이거 완전히 고급 실버타운 아닌가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한 농촌마을의 변신 소식을 듣던 <오늘의 기후> 진행자 김희숙씨의 말이다. 많은 청취자들도 놀랍다는 반응을 올렸다. 주민들의 이동을 보장하는 마을버스를 자체로 운영하고, 아침 점심을 차려주는 마을식당과 마을 정원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그 재원은? 햇빛에서 나온다. 고령화된 농촌, 어떤 희망도 없어보이던 한 마을이 마을의 공유시설을 활용해 태양광을 올리면서 시작된 변신이다.
"농촌은 점차 고령화되면서 유휴지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휴지를 (재생에너지 공간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여주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죠."
최충기 양평군 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은 농촌 지역에서 마을 주민 중심의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온 활동가다. 그가 지난 24일 <오늘의 기후>를 통해 전한 여주 구양리의 햇빛발전 현황은 이랬다.
"여주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는 1000kw급으로 마을복지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월 1000만 원 정도 나옵니다. 수익의 대부분을 마을복지를 위한 재원으로 쓰고 있는데요, 주민들 이동성 보장을 위한 마을행복버스를 운행합니다. 아침, 점심 부담을 덜기 위한 마을식당을 운영할 계획이고요, 여기서 더 나아가 마을정원화 사업을 일굴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도심에서 찾아오는 자녀들이나 외부 관광객을 위한 6차 산업 마을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입니다."
▲ [쏙쏙뉴스] 버스도, 밥도 공짜인데... '월 1000만원 수익' 마을의 비결 ⓒ 최주혜
여주시 세종대왕면 구양리, 이 마을 주민들이 마을 태양광을 올린 것은 지난 2021년부터다. 2021년 12월 마을주민들이 직접 협동조합(구양리햇빛두레발전협동조합)을 만들어 설립신고를 했다. 마을의 공유재산인 마을회관 지붕과 창고지붕, 체육시설 등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산업부에서 지원하는 마을주도 태양광 지원사업인 '햇빛두레 발전소' 대상지로 선정되어 본격적인 발전소 설립에 들어갔다.
지원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우대 가중치를 받았고 장기저리 금융지원을 받았다. 2023년 준공허가를 받고 올해 2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가 현재까지 6개 발전시설을 지었고 설비용량은 997.92 킬로와트에 달했다. 이 정도 규모면 현실적인 운용을 한다고 할 때 20년간 연간 1억 2000만 원, 월 평균 1000만 원의 햇빛발전 수입이 마을 수입으로 잡히게 된다. 최충기 이사장은 대부분의 수익이 사업자에게 가는 태양광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100% 마을주민이 출자하여 100% 마을 복지를 위해 쓰는 첫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엔 대부분의 수익을 (태양광) 사업자가 가져가고 주민들에게는 발전기금으로 조금 배분해 주는 형식이었는데요. 그런 형태의 사업하고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구양리는 정부정책(에너지공단 햇빛두레발전소)과 여주시와 마을, 전문가인 기업이 잘 협력해서 전국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
처음에는 태양광 시설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다고 한다. 그러나 지종성 이장과 전주영 새마을대표, 그리고 여주시청 담당공무원의 적극적인 설명을 통해 주민 동의가 모아지고 주민 스스로 이 시설을 운영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태양광 시설을 더 설치할 수 없느냐는 의견이 나온다고 한다.
모두가 발로 뛰어 만들어낸 지역의 에너지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