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인천국제공항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최고의 공항이 되면서 이용객도 늘었다. 이 때문에 2017년부터 제4활주로 신설과 제2여객터미널 확장을 포함한 4단계 건설사업을 시작했고, 2024년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축구장 200개 크기, 연간 여객 수용량 1억 600만 명의 어마어마한 규모다.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시아에서 1위, 세계로 눈을 돌리면 이스탄불과 두바이 공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최대 공항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숫자는 인천국제공항의 위상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 2023년 기준 정원 9733명 중 실제 운영 인원은 9281명으로 452명이 부족하다. 그마저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입사 후 2년 내 퇴사율은 25%, 1년 내 퇴사율은 17%에 이른다. 처우는 최저인데 업무강도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보안경비, 시설유지보수, 운영서비스 등 공항운영에 필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 노동자들은 눈을 비벼가며 3조 2교대로 일을 하는데,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많은 노동자가 근골격계 질환과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규 인력이 충원되어도 열악한 처우로 인해 줄줄이 퇴사하고, 남아있는 노동자의 노동 강도는 심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4년간 매해 평균 806명이 퇴사했고, 2023년 한 해에만 1037명이 퇴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4단계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약 2900만 명이 더 공항을 이용하게 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도 인력 충원 계획은 제출되지 않고 있다. 인력 부족은 노동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이용객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에 승객 100여 명이 탑승한 기체가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고, 화물기 타이어 파열이 벌어지는 사고도 일어났다.
문제가 이 정도 드러났다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노동조합과 성실히 대화하고 해결책을 찾는 게 순리다. 그러나 대화는커녕 기존 인력 쪼개기와 노동자 쥐어짜기 등을 통해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더 후퇴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헌신적으로 일하는 노동자 덕분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파업이라도 하지 않았다면 투쟁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인천공항에서의 안전사고 소식을 먼저 들었을 것이다. 시민들과 노동자가 다치고 나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늦다.
인천공항공사 확장공사를 한다면, 늘어난 이용객의 안전과 편익을 책임질 노동자의 인력확장과 노동조건 개선공사 계획도 함께 제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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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노동자의 건강과 권리를 위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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