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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퇴장, 이진숙 불참... 야당 '방통위원 추천' 카드로 반격

[청문회] 여권 반발 속 국회 과방위 방송장악 3차 청문회 '맹탕'... 야권, 방통위원 추천 절차 돌입 공식화

등록 2024.08.21 16:50수정 2024.08.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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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불출석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직무대행의 명패가 발언대 아래에 놓여 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불출석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직무대행의 명패가 발언대 아래에 놓여 있다. ⓒ 유성호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정보위원회가 21일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를 진행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 핵심 증인들을 모두 불출석했다. 대신 참석한 방송통신위원회 인사들을 향해 야권 의원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잘 모르는 일이다' 혹은 '당사자가 아니라 답변하기 곤란하다'라는 취지의 무성의한 답변만 반복됐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전원 퇴장했다.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과정에서 주요 결격 사유라고 할 수 있는 '당적 조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 등이 재확인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여권의 의도대로 '맹탕' 청문회가 된 셈이다. 그렇다고 야권이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야권 몫 방송통신위원 후보 추천' 카드를 꺼내 들고 의표를 찔렀다.

국민의힘 "유죄 예단하는 불법 청문회... 명백한 사법방해 행위"

a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최형두 의원과 소속 의원들이 위법 청문회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퇴장하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최형두 의원과 소속 의원들이 위법 청문회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퇴장하고 있다. ⓒ 유성호

a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과 소속 의원들이 위법 청문회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퇴장하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과 소속 의원들이 위법 청문회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퇴장하고 있다. ⓒ 유성호

a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법 청문회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퇴장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법 청문회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퇴장했다. ⓒ 유성호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최형두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다. 최 의원은 "지금 청문회 이름 자체가 불법 방송장악청문회로 되어 있다. 이것은 26일 임박한 행정소송, 그리고 빨리 진행되어야 할 탄핵 재판에서 벌써 유죄의 예단을 국회 다수당이 제시한 것과 다름이 없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것은 입법부와 사법부가 엄연히 다르고, 서로 삼권 분립에 의해서 균형과 견제를 이뤄 나가야 되는 장치를 우리 국회가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더 이상 여기서 방통위 공직자들을 상대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답변을 강요하거나, 또는 재판 이외에는 제출되어서는 안 되는 서류들이 나와서 하나의 심문 수단으로 활용되는 이런 위법적 상황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청문회 불참을 선언한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의 의견이 철저히 무시된 야당의 단독 의사진행과 안건 선정을 통해 방송4법, 탄핵안, 청문회의 일방적인 통과 과정에서 대화와 협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이미 범죄자들에 대한 밤샘 심야조사도 폐지되었는데, 국회가 밤샘 청문회를 통해 방통위 공직자와 증인들에게 무소불위의 특권을 행사하는 행위는 부끄러운 모습이며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난 8월 14일에는 서울행정법원에 계류 중인 가처분 사건의 미공개 답변서를 통해 방통위 직원들을 압박하는 일도 있었다"라며 "정식 재판이 실시되기 이전에 답변서를 국회와 언론에 공개하고 재판당사자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명백한 사법방해 행위"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공모 통한 정당한 절차 통해 방통위원 선임하겠다"

a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그런데 여당 의원들이 자리를 떠나기 직전, 최민희 방송통신위원장이 회심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민희 위원장은 "최형두 간사께 저희가 몇 차례에 걸쳐서 확인한 바가 있다. 민주당이 방통위원을 추천한다면 대통령께서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을 임명하게 국민의힘이 정당한 여당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냐고 몇 번을 물었다"라며 "그리고 최형두 간사께서 매우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하신 걸로 기억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최형두 의원은 이를 즉각 부인하지 않고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분을 함께 국회에서 의결해주실 거냐?"라며, 야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야당 간사도 다짐을 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비록 조건부이기는 했지만, 최형두 의원은 "5인 체제 복원을 저희들은 신속하게 바라고 있다"라며 "신의를 지킬 것이다"라고 호응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신의는 민주당도 지킬 것"이라며 "저는 과방위에서 여당 간사가 말씀하신 부분을 지도부에 충실하게 전달했다. 그리고 민주당 지도부는 신의성실 원칙을 믿고 방통위원을 추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공모를 통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민주당 추천 몫의 방통위원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기왕에 말씀하셨기 때문에 제가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진숙 위원장의 탄핵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진숙 위원장이 사퇴하면 된다"라고 부연했다. 5인 체제의 신속한 복원이 주 목적이라면 야당 추천 방통위원 임명과 함께 이진숙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여당 소속 상임위원회 간사가 '신의'를 이야기했지만, 정작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몇 시간 후 "민주당의 뒤늦은 방통위원 추천 호들갑은 또 다른 정치공세"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하지만 민주당 몫의 방통위원 2명이 임명된다고 하더라도 방통위는 정상화되지 않는다"라고 맞섰다.

신동욱 원내대변인은 "위원장을 탄핵해 놓고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은 말장난"이라며 "민주당이 진정으로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당장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부터 철회하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야권 방통위원을 추천하라고 했던 여당이 마뜩찮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진숙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야권 추천 방송통신위원들이 임명되더라도 방통위 구성이 2:2 동수가 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여권의 의도대로 방통위를 굴릴 수 없는 셈이다. 또한 5인 체제 복원을 위해 야당 추천을 압박해 왔던 터라, 용산 대통령실이 최민희 위원장에게 과거 그러했듯 야권 추천 인사를 임명하지 않고 버티는 데는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불참한 이진숙·김태규 고발... 이진숙 "국회의 권한 남용"

이날 야당 소속 국회 과방위원들은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청문회에 응하지 않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을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 증인 출석을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최민희 위원장이 상정한 안건에, 자리를 지키고 있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전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하고 반발에 나섰다. 이진숙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야당은 '불법적'으로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했다는 이유로 나를 탄핵해 직무를 중단시켰고, 직무 중단된 위원장을 또 국회에 증인으로 부르는 모순적인 상황을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무가 중단된 나와 이미 고발하기로 한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을 청문회에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국회의 권한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직무가 중단된 상태에서 직무와 관련된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은 이미 이전 청문회에서 충분히 피력했다"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본인은 국회 표결을 거친 탄핵에 따른 헌재의 탄핵 심판을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야당은 더 이상 정치적 목적의 청문회를 열어 방통위 업무를 마비시키기보다 스스로 결정한 탄핵 심판의 결과를 기다려주기를 촉구한다"라고도 덧붙였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 #과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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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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