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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올랐던 제주 땅값 더 오를까?

전국 최고 상승률 기록했던 제주 부동산의 추락... 제2공항으로 회복될지는 미지수

등록 2024.09.07 13:38수정 2024.09.0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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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551만㎡(약 166만6000평) 규모로 들어설 제주 제2공항 조감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551만㎡(약 166만6000평) 규모로 들어설 제주 제2공항 조감도국토교통부제공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제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된 지 8년 10개월 만에 기본계획이 고시됐습니다.

지난 6일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했습니다. 기본계획은 공항 건설에 앞서 건설 계획을 마련하는 사전 절차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공항 규모와 총사업비가 수립됩니다.

국토부가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15년 11월이었습니다. 무려 9년 가까이 흘러서야 구체적인 건설 단계인 기본계획이 나왔습니다. 제2공항 건설이 지지부진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제2공항 예정지, 대정에서 성산으로 바뀐 이유가 토지 보상비 때문?

 2019년 성산읍 체육관에서 열린 제2공항 도민 의견 공청회에서 거세게 반대하는 도민들 2019.6.4
2019년 성산읍 체육관에서 열린 제2공항 도민 의견 공청회에서 거세게 반대하는 도민들 2019.6.4임병도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이유는 제주 도민들의 거센 반대 때문입니다. 사실 처음 제2공항을 추진하겠다고 할 때는 지금처럼 반대가 크진 않았습니다. 다만, 그때는 성산이 아닌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지구)이 유력한 후보지였습니다. 국토부가 성산을 예정지로 지목하자 도민 사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국토부는 제2공항 예정지를 대정이 아닌 성산으로 결정한 이유를 과도하게 오른 부동산 가격으로 인한 토지 보상비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제주 전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던 탓에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국토부가 2015년 예비 타당성 조사 당시 총사업비를 4조 8700억 원으로 책정했지만, 토지 보상비와 공사비 상승으로 2019년에는 5조 1200억 원, 2023년에는 6조 6743억 원으로 계속 인상됐습니다. 토지 보상비 때문에 성산으로 결정한 이유가 사라지고 있는 셈입니다.


제주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제2공항 때문?

 제주 중산간 지역에 건설된 타운하우스
제주 중산간 지역에 건설된 타운하우스임병도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제주도의 부동산은 해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지난 2016년 제주의 땅값은 전년 대비 28% 가까이 올랐습니다. 전국 최고였습니다.


제주 부동산 가격의 상승 원인이 2015년 발표된 제2공항이라고 단정 짓긴 어렵습니다. 2018년 국토부가 고시한 공시지가 변동률을 보면 서귀포시가 전국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상승률이 높은 지역을 보면 안덕면 26.72%, 성산읍 24.69%, 남원읍 22.23%, 표선면 21.59%, 대정읍 21.31%로 나타났습니다.

서귀포시 대정읍과 안덕면은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보다는 제주공항에 더 가깝습니다. 그런데도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은 제주신화역사공원과 영어교육도시 등 다른 요소가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아울러 제주 지역 전역이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는 부동산 광풍의 영향도 컸습니다.

제주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중국 자본의 부동산 투자와 수도권 부동산 규제로 인한 외지인들의 제주 투자, 제주 이주 열풍 등이었습니다. 제2공항은 활활 타오르는 제주 부동산 시장에선 작은 장작에 불과했습니다.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로 부동산 가격 상승?

제2공항 기본계획이 고시되면서 본격적인 공항 건설이 추진되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환경영향평가와 도민들의 거센 반대, 제주도의회 통과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어 아직은 장담하긴 어렵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말하는 호재임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제주 부동산 가격이 오를까요?

전문가들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제주 지역 부동산 가격이 제2공항 때문에 더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개한 7월 지역별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을 보면 제주는 ㎡당 732만 6000원으로 전국에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서였을까요, 중부공원이나 오등봉 민간특례사업 등 대규모 분양이 추진 중에 있지만 일부 물량이 미달 사태를 보였습니다. 현재 제주는 준공 후 미분양인 '악성 미분양'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아파트 분양 광고 현수막
제주도의 아파트 분양 광고 현수막임병도

제주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매수자가 사라졌습니다. 올라도 너무 오른 가격, 고금리, 제주 이주 열풍 감소, 중국과 외지인 부동산 투자자의 외면이 주요 원인입니다. 특히 중산간 지역에 우후죽순 건설됐던 고급 타운하우스는 몇 달 동안 매물로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아울러 바가지요금 등 제주 관광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내국인 관광객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제주 이주가 아닌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청년층의 탈제주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이어져 온 인구 순유입이 14년 만에 무너졌습니다. 제주의 낮은 임금과 높은 부동산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수요가 사라진 제주에서 제2공항이 생긴다고 한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특히 관광사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은 제주에서 제2공항을 건설했다가 다른 지역의 지방공항처럼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제2공항이 침체된 제주 부동산 시장을 부활시키고, 내국인 관광객을 끌고 올 호재가 될 수 있을까요? 그 누구도 '네'라고 답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앞세워 기획 부동산의 제주 지역 부동산 투자 권유나 영업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각별한 주의와 함께 묻지마 투자에 대한 위험성도 경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제주 #제2공항 #제주부동산 #성산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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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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