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과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유성호
우여곡절 끝에 지난 2일 22대 국회 개원식이 열렸다. 임기 시작 후 96일 만이다.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방송 장악 시도 때문에 22대 국회에서 주목받는 상임위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다.
지난 8월 서울행정법원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의 위법성을 본안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며 인용했다. 현재 상황에 대해 들어보고자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변인으로 과방위 소속인 노종면 의원을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노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 지난 2일 국회 개원식에서 국회의원 선서도 하셨는데 초선으로서 개원식의 의미가 컸을 것 같네요.
"개원식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지난번에 개원식을 하니 마니 했고,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안 온 거로 말이 있었잖아요. 중요한 행사라는 걸 이성적으로는 생각하는데 그것 때문에 특별한 기분이 들진 않았어요."
- 윤석열 대통령이 안 온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거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봐요. 와야죠. 국회의원 개인 행사나 특정 정당 행사도 아니고 국회의 행사고 늘 하던 건데 그걸 불참하는 이유가 국회 상황이 비정상이라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행정부 수반이 입법부에 대해 통째로 그렇게 부정할 수가 있어요. 안 오는 건 말이 안 되겠죠."
- 상임위가 과방위인데 지금 상황에서 어떤 게 가장 문제라고 보세요?
"권력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서 특별히 뭐 하나가 문제라고 지목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요. 지금 이 정권 자체가 언론을 이런 식으로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고, 그걸 언론 개혁 정상화로 포장하고 있고,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론을 가져와서 자기네들에게 불리한 보도는 다 가짜 뉴스로 치부하고요.
지금 곳곳에서 얘기하는 그런 사례들이 과대 포장된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그중에는 치명적인 오보가 있을 수도 있어요. 근데 그건 오보의 영역인 거고 가짜 뉴스의 영역은 또 다른 거거든요. 함부로 가짜 뉴스를 자꾸 만들어서 그걸 명분으로 언론을 바꿔야 한다고 얘기하는 거죠. 이건 특별히 뭐 하나가 문제가 아니라 정권 자체가 그렇게 작동하고 있어요."
- 이명박 정부와 비교해 보면 어때요? 당시에는 당사자로 싸우셨잖아요.
"나중에 드러난 거지만 이명박 정권 당시에는 짐작만 했을 뿐이고 언론사 내부와 국정원, 청와대가 같이 움직이면서 방송을 장악해 나가는 걸 몰래 했어요. 근데 지금은 드러내놓고 방문진 이사 교체해야 된다고 그러고 방문진 이사 교체되면 사장이 바뀔 거라는 걸 전제로 합니다. 사장 임기가 엄연히 있으니 문제 있어야 바꾸는 거잖아요. 근데 그런 얘기들을 상임위 회의 중에도 툭툭 던져요.
어떻게 감히 정치인이 언론사 하나를 통째로 문제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까? 그런데 그걸 너도나도 하고 있어요. '특정 보도에서 이것은 문제입니다'란 건 국회의원이고 일반 시민이고 다 해야 돼요. 논거가 부족하면 토론해야 되고 비판하면 되는 것이죠. 그런데 특정 사례 한두 개를 가지고 '이러니 이 언론사는 문제가 있어. 이사 바꿔야 돼. 사장도 바꿔야 돼'라고 하는 건 전체주의자들 파시즘이 하는 겁니다."
- 왜 노골적으로 하는 거라고 보세요?
"처음부터 김문수 같은 사람들이 장관 후보자로 추천이 되나요? 아니죠. 그동안은 계속 저강도로 역사 왜곡 시도들이 있었던 거예요. 그러다가 한번 툭 던져본 거죠. 이게 통해 그럼 그다음 단계로 나가는 거예요. 지금 독도나 계엄령 얘기하면 펄쩍 뛰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는 독도 얘기를 노골적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시계를 몇 년 전으로 돌려 이명박 정부 태동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역사 왜곡 꿈도 못 꿔요."
- 그럼 이명박 정부 때 빌드업해서 노골적으로 한다고 보세요?
"그렇죠. MB 때 했다가 철퇴 맞은 거잖아요. 근데 문재인 정부 말기부터 다시 그들이 복수혈전을 꿈꿔왔고 그것들을 실행하는 단계죠. 새로 실행하면서 MB 때처럼 숨어서 할 필요 없고 노골적으로 해도 되겠다고 판단한 거예요. 제가 볼 때는 그걸 '문재인 때도 그러지 않았냐'는 걸로 모든 걸 다 포장해 버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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