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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패싱? 친한계 "윤 대통령 만찬, 연락 못 받았다"

당 지도부와의 공식 만찬 연기됐는데... 용산, 일부 최고위원 포함 비공개 만찬

등록 2024.09.09 09:12수정 2024.09.0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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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용산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를 '패싱'하고 지도부 일부와 비공개 만찬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계획했으나 '추석 이후'로 순연한 바 있다. 대외적인 명분은 추석을 앞두고 챙겨야 할 민생 과제가 많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동훈 대표가 의정갈등 중재를 위해 '20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유예안'을 건의한 게 용산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게 여의도의 중론이었다.

연기된 만찬 회동의 구체적인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데, 추석 연휴 이전에 한동훈 대표를 제외한 '일부' 지도부만 대통령 관저에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되며 정치권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친한동훈계' 최고위원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라고 폭로하며 용산과 여의도의 감정의 골만 재확인하고 있다.

"비공개 만찬이 어떻게 바로 다음날 아침에 보도가 나오나?"

<조선일보>는 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국민의힘 일부 최고위원, 수도권 중진 의원 등을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이날 만찬은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1시간 넘게 진행됐다"라며 "참석자들은 의대 증원 문제와 의정 갈등, 지역 민심 동향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한다.

기사에 등장하는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양한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안다"라며 "앞으로도 여당 지도부 인사, 의원 등 다양한 그룹과 자리를 만들어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와 '민심'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던 여당 대표를 정작 만나지 않은 터라 자연스레 비교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도 불참한 바 있다.

대표적인 친한계로 꼽히는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저는 안 갔다. 안 간 건 확실하다"라며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을 받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공개로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어저께(8일) 있었던 일이 바로 (다음날) 아침에 나오나, 그것도 참 특이하긴 하다"라며 해당 만찬이 보도된 경위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던졌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다 기자 출신이니까 알잖느냐? 굉장히 특이한 보도"라며 "용산에서 흘러나왔는지, 아니면 그중에서 어떤 한 분이 기자하고 우연히 통화를 하다가 그 얘기를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 그런데 바로 그 다음 날 아침에 신문에 나온다? 이게 참 굉장히 특이하다"라고 반복해 의문을 제기한 것.

그는 "좋게 해석을 한다면 '대통령실에서 다양하게 의견 청취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고, 조금 삐딱하게 본다면 '무슨 추석 이전에 하는 거(지도부 만찬)를 추석 이후로 옮겨놓고서, 추석 이전에 그럼 (비공개 회동) 왜 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라며 "진실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한동훈 본인도, 친한계 최고위원도 참석 못 한 만찬

a  9월 9일 <조선일보>에 실린 '윤 대통령, 일부 여당 최고위원·중진과 관저 만찬' 보도.

9월 9일 <조선일보>에 실린 '윤 대통령, 일부 여당 최고위원·중진과 관저 만찬' 보도. ⓒ 조선일보


김 최고위원은 누가 참석했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라며 "제가 장동혁 최고위원한테 전화를 해봤더니 '본인은 아니'라고 그러고, 그리고 나머지 최고위원 중에서 진종오 의원은 못 해봤지만, 김민전, 인요한, 김재원 의원 이런 분들 전화했더니 전화를 안 받으신다, 아침에. 통화 중이거나"라고 밝혔다. 일단 같은 친한계인 장동혁 수석최고위원도 만찬 자리에 함께하지 못 한 셈이다. 더구나 한동훈 대표 역시 "안 한 걸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용산에서 계속 저녁에 의원들을 만나서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들어왔던 걸로 알고 있다, 최근에"라며 "그래서 '그런 일환일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고는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동훈 지도부와의 공식 만찬이 연기된 점을 진행자가 지적하자 "맞다"라고 인정했다.

김 최고위원은 비공개 만찬 참석자 명단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부 공식 만찬을 패싱하고 일부 최고위원만 따로 부른 것이라고 단정하는 데는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여기에 용산의 메시지가 일정하게 깔려 있다면 그 메시지를 어떻게 읽어야 되는 건가? 여야의정 협의체 얘기가 나오고 있는 판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러니까요"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기자 분들께 일일이 공개하지 않아서 그렇지, 대통령과 정치인, 단체장들과의 만남은 그동안에도 자주 이루어져 왔다"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용산대통령실 #비공개만찬 #한동훈 #윤한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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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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