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도 낙동강 녹조 창궐, 경남도민들 '녹조재난 선포' 한다

▲ 9월 9일 낙동강 김해 강변여과수 취수구가 있는 마사리 지점의 녹조. ⓒ 정진영

낙동강 녹조가 9월에도 계속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지역 환경‧시민‧사회‧노동단체와 여러 정당들이 '낙동강 녹조재난'을 선포한다.

9일 낙동강 경남 구간 곳곳에 녹조가 생겨났다. 이날 김해지역 수돗물의 원수를 공급하는 마사리 지점 강변여과수 취수구 쪽 낙동강뿐만 아니라 창원지역에 수돗물의 원수를 공급하는 본포취수장 주변에도 물은 온통 녹색을 띠었다.

4대강사업 이후 지난해까지 낙동강 녹조는 8월 말에 태풍이 오거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잦아들었지만, 올해는 9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현장을 살펴본 정진영 김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마사리 지점은 매년 녹조가 발생했고, 8월 말이면 수그러 들었는데 올해는 9월에도 매우 심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라며 "오늘 현장에서 본 물은 걸쭉한 녹조라떼 그 자체였다"라고 전했다.

경남도민 '낙동강 녹조재난 선포'

이런 가운데, 낙동강네트워크는 1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도민의 이름으로 낙동강 녹조재난 선포한다"라는 제목으로 '낙동강 녹조재난'을 선포한다.

이 선포에는 민주노총 경남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부경연맹,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경남환경운동연합, 경남진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YMCA 경남협의회, 경남YWCA협의회,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창원기후행동, 창원물생명시민연대, 창원여성회, 창녕겨레하나,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정의당 경남도당이 함께 한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미리 낸 자료를 통해 "녹조가 사라져야 하는 9월, 낙동강의 녹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 9월 5일 환경부는 부산 친수구간 화명에 대하여 경계단계를 발령했다. 사실상 정부가 낙동강에 대하여 국민의 출입을 통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류경보제 경계단계는 낚시, 수상스키, 수영 등 친수활동, 어패류 어획‧식용 등의 금지 및 이에 대한 공지(현수막 설치 등)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낙동강에서 조류경보제는 상수원구간 친수구간으로 구분 실행되고 있다. 경남은 상수원구간으로 칠서취수장 상류 1곳이 지정되어 있고 친수구간은 한 곳도 없다"라며 "따라서 김해, 양산, 밀양, 창원, 함안, 창녕, 의령, 합천구간에서 이루어지는 파크골프장, 자전거도로, 오토캠핑장 등 친수시설은 녹조로부터 안전대비책 없이 운영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녹조독성과 관련해, 이들은 "도민들이 속수무책으로 치매‧간암‧신경장애‧생식기중증장애를 유발하는 청산가리 6600배가 되는 유해남세균의 맹독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이승준(부경대)‧김태형(창원대) 교수와 벌인 공동조사에서 낙동강 녹조물로 생산한 농산물, 수돗물, 주변공기와 아파트 거실에서 까지 녹조독이 검출되었다고 했다.

"2012년생 아이는 12년째 녹조독 오염 물을..."

"우리 아이들이 위험하다"라고 한 이들은 "낙동강 유역에서 2012년에 태어난 아이는 벌써 12년째 녹조독에 오염된 물, 밥상, 공기를 먹고 마시고 있다"라며 "더 이상 낙동강 녹조문제를 좌시할 수 없다"라고 했다.

낙동강네트워크 등 단체‧정당들은 "도민의 이름으로 낙동강녹조재난을 선포하고 낙동강 녹조독으로부터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자 한다. 낙동강 녹조재난 선포를 한다"라고 했다.

녹조재난 선포에는 사공혜선(양산) 시민이 "거실에서 녹조 독검출" 사례를 소개하고, 최승제 경남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을 비롯한 여러 활동가들이 발언한다.

녹조는 대개 수온이 높고 물 흐름이 없으며 영양염류가 유입되면 발생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 때 들어선 낙동강 8개 보의 수문을 열어 물이 흐르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