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격납고에 주기해있는 기상청 기상항공기 앞에서 국립기상과학원 이철규 연구관이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silver iodide) 연소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 서해상에서 기상항공기를 이용해 만들어낸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합동 실험을 할 예정이다. 2019.1.24
연합뉴스
인공강우 강대국 사이에 낀 대한민국
인공강우 효과는 국지적으로 나타나므로 주변국 기후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기에는 국경이 없고 기후의 비선형성을 고려한다면, 반복적인 인공강우 사용이 주변국의 기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다. 더욱이 인공강우 실험 역사에 비해 영향 분석 연구는 아주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국 영토에서 자국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니 타국은 간섭하지 말라하면 '국가 이기주의'와 다름없다. 국가 간 투명한 정보 공유와 협력이 필요하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인공강우 강대국 사이에 있다. 지나칠 일이 아니다.
또한 인공강우 촉매제로 사용되는 '요오드화은'은 축적되어 환경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습도가 증가하여 토양에 과도한 수분이 쌓이면 생물들의 스트레스가 커져 생태계 교란이 생길 수 있다. 예기치 못한 홍수나 토양 침식도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정된 재원을 효과가 의심되는 곳에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공강우를 장기적으로 반복 사용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인공강우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하지만, 생각을 다시 해야 한다.
아이작 뉴턴 이래 인류는 기계적 세계관을 맹신해 왔다. 자연에서 분리된 인간은 선형적 세계인 자연에 대해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 자신했다. 원인과 결과로 이루어진 진리를 발견하는 데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주저 없는 발걸음이 만들어 낸 산업문명이 저물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지구는 비선형적이라는 것을. 지구에서 계속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선, 우리가 지구라는 비선형 세계에 대해 아직 알아야 할 게 많다며 겸손해야 한다.
과학과 기술은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분명 중요한 무기다. 그렇다고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순 없다. 기술이 완전한 것도 아니다. 과학과 기술이 극에 달하면 당면한 지구의 위기를 정복하리라 생각하는 건 기계적 세계관의 유물이다. 자연과 지구는 기계가 아니다. 유기체라고 봐야 한다. 낡은 세계관을 버리고 시대에 맞는 세계관으로 재무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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