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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강력 반발, TK신공항 설명회 2분만에 중단

의성군민들 항의에 환경영향평가 설명회 중단, 주민들 화물터미널 등 놓고 국토부-홍준표 규탄

등록 2024.09.24 16:52수정 2024.09.2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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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4일 오전 경북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열린 TK신공항 민항 전햑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시작되자마자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24일 오전 경북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열린 TK신공항 민항 전햑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시작되자마자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 의성군


국토교통부가 24일 경북 의성에서 대구경북(TK)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의 항의로 중단됐다. 설명회에 앞서 주민들은 화물기 전용 화물터미널을 논란과 관련해 국토부와 대구시를 규탄했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경북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민간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의성둔 통합신공항이전지원위원회와 비안면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지만 시작 2분 만에 중단됐다.

시작 2분만에 중단... 주민들 떠난 강당에서 설명회 재개했지만

TK신공항 화물터미널 배치를 놓고 국토부, 대구시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은 공동합의문 내용을 포함한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며 강당 내 빔프로젝터와 마이크를 끄고 설명회를 막았다.

박정대 통합신공항이전지원위원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의성군 화물터미널 배치와 항공 유지·보수·정비(MRO) 단지가 빠져 있다"며 "합의문 내용을 포함한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제시하라"고 반발했고 국토부 관계자는 "의성 지역 화물터미널은 관계기관 협의중"이라며 "향후 환경영향평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설명회가 시작되자마자 강하게 항의하며 막았고, 20여 분 뒤에는 대부분 강당을 떠났다. 국토부는 주민들이 떠난 텅 빈 강당에서 약 5분간 주민설명회를 재개했지만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하고 중단했다.

a  국토교통부가 24일 오전 경북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TK신공항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은 국토부와 대구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국토교통부가 24일 오전 경북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TK신공항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은 국토부와 대구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 의성군


주민설명회에 앞서 모인 600여 명의 주민들은 "의성군을 무시하는 일방적인 행태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국토부와 대구시의 행태를 규탄했다.


이들은 국토부가 지방공항 활성화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의성과 군위에 똑같은 화물터미널을 지으려 한다면서 "망하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성에서 신공항까지의 도로를 2차선으로 만들겠다고 한다"며 "공동합의문에는 4차선으로 약속했는데 이건 의성군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항공물류단지는 창고일 뿐'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항공물류는 창고가 아니라 지역 경제를 살리고 발전을 이끌어갈 핵심 인프라"라며 "이를 무시하고 창고 취급을 하는 대구시장의 상식 이하 발언에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이 항공물류단지가 합의되지 않으면 군위군 우보면에 건설하는 '플랜B'를 구상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떼법을 써서 늦어졌다고 핑계를 대고 있다"면서 "SPC(특수목적법인) 구성을 못해서 공사가 늦어진 것은 대구시 책임인데 우리에게 떠넘기려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일방적으로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사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의성군민을 겁박하고 협박하는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가 주장한 '경제물류공항'이 무엇인지 의심"

a  국토부가 24일 오전 경북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TK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20여 분 만에 주민들이 빠져나가자 의용소방대 등이 나서 의자를 치우고 있다.

국토부가 24일 오전 경북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TK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20여 분 만에 주민들이 빠져나가자 의용소방대 등이 나서 의자를 치우고 있다. ⓒ 의성군


박정대 위원장은 "대구시는 군부대와 여객·화물터미널 등 신공항 내 각종 시설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알짜배기는 다 군위로 가져가라고 한다"며 "이처럼 형평성을 잃은 행정을 막무가내로 펼치면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말하니 누가 믿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 시장이 주장한 '플랜B' 역시 신공항 건설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원인은 사업을 책임질 업체를 구하지 못한 대구시의 책임"이라며 "홍 시장은 책임의 소재를 두고 의성군을 향해 '떼법'이라는 올가미를 씌우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남흥곤 의성군 이장연합회장은 "홍준표 시장은 자신이 마치 법위에 군림하는 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본인의 말이 곧 법이자 정의인 것처럼 주장한다"며 "의성군민이 떼나 쓰고 억지를 부리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재완 비안면신공항지원대책위원장은 "신공항을 현재의 대구공항과 똑같은 판박이 공항으로 만들려는 것과 다름없기에 홍 시장이 주장한 경제물류공항이 무엇인지 의심이 든다"며 "국토부는 과연 지방공항 활성화에 대한 생각이 있느냐"고 따졌다.

신원호 의성군 노인회장 역시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중요한 사업을 두고 국토부와 대구시가 제대로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양 기관은 의성군민들이 정당하고 당연한 요구를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하고 책임감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성군민들은 국토부에 ▲대구경북 미래 100년을 책임질 신공항 제대로 건설 ▲공동합의문에 적힌 항공물류·MRO 제대로 이행 ▲항공물류 실현을 위한 의성 화물터미널 반영 ▲항공MRO 실현을 위한 시설배치 즉각 반영 ▲지역 간 합의 무시하는 국토부 추진단장 즉각 교체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주민설명회가 무산됨에 따라 오는 10월 4일까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TK신공항 #전햑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의성군 #항공물류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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