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국내 자동차 제조사가 운용하는 국가 별 시간당 보증수리 공임율 자료
자동차정비 기능장 고안수 박사 제공
상기 사진은 국내 모 자동차 기업이 진출한 각 나라에서 시행한 보증 공임률 자료다. 조금 복잡해 보이는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맨 오른쪽의 '평균 임금 대비 보증수리 공임률'이다. 이 부분은 OECD가 조사한 해당 국가의 '시간당 평균 임금' 대비 '자동차 기술자의 시간당 공임 비율'이다. 이 공임은 전문가의 기술료와 정비소의 직원 운용 비용, 정비소 영업이익도 반영되는 만큼 평균 임금에 비해 높은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대한민국 공임률이 161%로 바닥에서 두 번째다.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 아래에 벨기에(147%)가 있다. 그런데 벨기에 시간당 평균 임금이 우리보다 두 배인 4만8627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단순하게 벨기에 공임률이 낮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간당 2만 원대의 평균 임금을 가진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비교해보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이탈리아의 공임률은 202%, 스페인은 258%로, 한국보다 각각 41%, 97% 가량 더 높다.
이로서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자국의 자동차 정비 기술자들을 홀대하고 있는 증거이거나, 보증수리 정비사업자의 권익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전자는 아닌 듯 하다. 르노코리아자동차전국정비사업자연합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만 보아도 직영점 공임이 보증수리 수탁 정비업체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후자의 해석이 타당해 보인다.
"한국 카센터들은 정말 이 정도만 받고 보증수리 하나?"
한 외국계 자동차 보증수리 정비사업체 사장 A씨는 해당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여 보증수리 공임을 설계할 때 '한국 카센터들은 진짜 이 정도 공임률로도 보증수리를 하는가?'라며 반문을 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르노코리아 보증수리 정비사업자들의 공정위 신고 내용을 보니 19년 전 발생한 프랑스계 대형마트 '까르푸' 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까르푸는 납품업체에 대한 과도한 단가 인하 강요와 고압적 태도로 물의를 일으켰고, 2005년에는 계산원을 파견직으로 운용하면서 노동분쟁을 겪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이 사건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인기 웹툰 '송곳'의 소재였다. 이 웹툰(드라마)에는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초중등 교육 과정부터 노동자의 권리를 교육한다'라는 노무사의 설명에, 마트 본사 직원인 주인공은 '자신의 회사는 프랑스 회사이고 한국 법인 대표도 프랑스인인데 왜 노조를 거부할까?'라고 묻는다. 이때 그 노무사는 이렇게 답을 한다.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
19년 전 시대 상황을 그린 이 명대사가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한지는 공정위의 판단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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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자동차 기업도 놀란 한국 보증수리 카센터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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