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체를 교정하는 것은 사실 삶과 닮았다아이들의 글씨체를 바꾸는데 필요한 것은 사실 믿음이었다
김정주(본인)
공식을 가르쳐 준 뒤에 나는 집요하게, 글씨를 쓰는 아이들을 믿어줬다. 너도 잘 쓸 수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실제로 한글자 한글자 쓸 때마다 응원단이라도 된 듯 격한 응원을 발사했다.
너무나 예쁜 글씨가 쓰이면 나는, 'OO아 잠시만 멈춰봐, 하이파이브 한번 하고 쓰자. 이 글자 정말 기가 막히게 썼다. (눈을 마주치면서) 거봐, 쌤이 할 수 있다고 했잖아'라고 말했다.
쓴 글의 이전 글씨와 이후 글씨를 비교해서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어떠냐고 물었다. 어떤 아이는 '맙소사 선생님 진짜 이게 내가 쓴 글씨 맞아요?'라며 감탄하기도 했고, '내 글씨가 이렇게 되다니 마법 같아요, 나도 글씨를 이렇게 예쁘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뻐요' 등 각자의 뿌듯함을 마음껏 표현해주었다.
신비로운 지점은 글씨체 교정을 끝난 아이들은 하나 같이 자기 효능감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글을 읽을때도 더 자신있게 읽고, 말을 할 때도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분명 그랬다. 그건 마치 자신을 뜨겁게 믿어주고 따뜻하게 응원해준, 선생님인 나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의지의 발현으로 해석이 되었다. 특히 글씨체 교정 수업 이후, 나와 아이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친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