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안은 농사일을 워낙 잘해 무슨 일을 맡겨도 척척 해냈다
조계환
플로리안(25세)은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다. 석사학위를 마치고 카롤린과 함께 긴 여행을 떠났다. 플로리안은 엔지니어답게 눈썰미와 일머리가 좋아서 일을 잘한다. 농사일을 이렇게 잘하는 외국인 봉사자를 오랜만에 만났다.
한국 사람들의 '열심히, 빨리빨리'도 금방 배우고 익혔다. 추석까지 이어진 폭염 속에서 가지와 고추 등을 수확하고 시금치, 유채나물, 마늘 등을 심었는데, 이 친구들 덕분에 폭염과 폭우로 이어진 이상기후를 버텼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기 시작해 계속 함께 하고 있다는 이 부지런한 커플은,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대신 농장을 찾아가 일을 하며 여행을 한다. 아이슬란드 농장에서 4개월, 스위스 농장에서 1개월을 봉사하며 지냈다. 각각 서로 다른 문화를 비교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한다.
싱글맘이 많고 온천과 폭포가 많은 아이슬란드, 여러 모로 시스템이 좋아 나중에 살고 싶다는 스위스, 역사를 간직하면서 초현대적으로 발전한 한국의 모습 등 여행하면서 많이 배운단다. 한국을 두 달 째 여행하고 있는 이 친구들에게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여행하기 전과 후에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했다.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정말 좋아하고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베를린에서 트와이스 콘서트에 참석한 적도 있었어요. 한국은 독특한 역사와 색다른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여행하게 되었어요. 한국말에도 관심이 있어서 독학으로 6개월 동안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카롤린)
사실 저는 한국을 여행한 뒤 한국에 대해 실망할까 두려웠어요. 미디어 속의 낭만적인 모습만 보아온 게 아닌가 하고요. 하지만 여행하고 나서 한국을 더 좋아하게 됐어요. 현대적인 도시와 전통문화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고, 근면하게 사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아요, 특히 유럽에 비해 한국은 훨씬 안전해서 편안해요."
"저는 주로 한국의 새로운 기술과 문화 측면에서 얼마나 발전했는지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보니 식당에 가도 단말기로 주문을 하는 등 새로운 것들이 많았고, 독일의 대중교통보다 버스나 전철이 훨씬 편리하고 저렴해서 좋았어요." (플로리안)
채식 음식 주문하기 어려운 한국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