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이자 여행자 그리고 조각가

[인터뷰] 이생규 상비마을 이장 이야기

등록 2024.09.30 10:16수정 2024.09.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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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생규 상비마을 이장

이생규 상비마을 이장 ⓒ 주간함양


우리는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한 번씩 듣곤 한다. 아직 젊은 나이인 탓에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지만 경남 함양군 안의면 상비마을을 다녀온 이후로는 너무도 와닿는 문장이 됐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젊은이 보다도 활동적인 이장이 이 마을에 있었다. 바로 2년째(2회차 총 6년) 마을일을 보고 있는 이생규(71) 이장이다.

경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느티나무(600년 이상)가 자리하고 있는 이곳 상비마을은 이생규 이장의 열정으로 더 매력적인 마을로 거듭날 예정이다.

"최근 우리 마을은 2023년 느티나무 소공원사업 선정에 이어 2024년 취락지역환경개선사업에 까지 선정되었습니다. 더욱 개선될 마을 환경이 앞으로 너무도 기대가 되네요."

공모사업 선정을 위해 정부청사를 방문해 직접 브리핑을 하며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했다는 이생규 이장의 마을에 대한 열정은 상당하다. 올해를 끝으로 이장직을 마무리할 예정인 그는 민주적인 마을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마을회칙까지 개정했다. 그만큼 마을에 대한 책임감도 강한 이 이장이다.

이장직을 마무리하더라도 이 이장의 스케줄은 여전히 빠듯할 예정이다. 이 이장은 여러 취미를 갖고 있다. 그는 14년 전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 건설사 엔지니어, 감리사 등 다양한 일을 했고, 그 과정에 있어 여러 나라에 파견되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했는데 그 이후로 계속 세계 각국을 여행 다니고 있다.

"어릴적부터 이 지구촌의 넓은 세상에 나가고 싶은 그런 욕망이 컸어요. 50여 개의 국가를 여행 다녔는데 올해는 인도하고 네팔을 다녀왔습니다. 워낙 탐험, 모험 이런 걸 좋아하기 때문에 조만간 또 여행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함양에 머물고 있을 때는 답답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등산 취미도 있어 산에 가면 된다고 말한다. 백두산을 포함해 웬만한 이름있는 산은 다 다녀온 그는 명산이 많은 고향 함양에서도 심심할 틈이 없었다.

a  이생규 상비마을 이장

이생규 상비마을 이장 ⓒ 주간함양


그의 취미 중 정적인 취미가 하나 있다.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남근 조각' 만들기다. 오래전 강원도 삼척 동굴엑스포 당시 해신당 공원에서 열린 세계남근조각경연대회를 통해 남근 조각을 처음 접했다는 이 이장. 그 이후로 남근 조각 만들기에 매력을 느껴 지금까지 소나무를 깎아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실 남근이라는 것이 우리 몸의 일부이지만 외관상으로 감추어져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적으로 아름다운 부분이 있는데 덮어놓고 감추어버린다 말이죠. 그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밖으로 나타내는 차원에서 매력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그의 집 뒤편 컨테이너 창고에는 그가 만든 남근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통일되지 않은 각 개성이 묻어나는 다양한 작품들이 둘러싸는데 그중에는 해외에서 직접 수집한 작품들도 있다. 작품 작품마다 어떠한 의미와 추억이 담겨 있는지 이 이장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흥미롭다.

취미 부자에서 볼 수 있듯이 영원히 녹슬 것 같지 않은 그의 열정 덕분에 마을 또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올해를 끝으로 이장직을 잘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꼭 이장이 아니더라도 마을을 도울 수 있는 일은 많으니까요. 더불어 하고 싶은 일들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알찬 하루하루를 앞으로도 보내길 바라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함양뉴스 (김경민)에도 실렸습니다.
#511 #- #이생규 #상비마을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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