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행정 최후의 보루,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은 '한숨'

반복되는 민원에 업무 가중 일선 인원부족 어려움 호소

등록 2024.10.10 10:08수정 2024.10.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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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일상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행정기관인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민원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원인에 비해 담당 공무원 수는 적은 데다 반복되는 민원에 시간이 허비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2022년 코로나19 민원을 보기 위해 신갈동행정복지센터에 줄지어 선 민원인들
2022년 코로나19 민원을 보기 위해 신갈동행정복지센터에 줄지어 선 민원인들용인시민신문

현재 경기도 용인시 3개 구별 행정복지센터 현황을 살펴보면 처인구에 포곡읍을 비롯해 12곳이 있다. 그 외 기흥구 15곳, 수지구에 11곳이 있다. 용인시 전체 공무원 수가 3310명인데 이중 본청 공무원이 1143명, 3개 구청에 속한 공무원이 840여 명이며, 읍면동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680명 정도다.

본청과 비교해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 인원 부족부터 문제다.

3개 구에서 행정복지센터가 많은 기흥구 한 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공무원은 "센터에 근무하는 인원이 1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그중에서 한두 명이 외근을 나가면 민원 처리를 하는 인원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민원이 밀릴 때는 정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인원은 부족한 데다 반복되는 민원 문의에 그나마 처리 속도는 더 더뎌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처인구 한 면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이 모 씨는 "연말 연초나 세금을 내는 기간이 되면 같은 민원 문의를 한 시간에 여러 차례 받는 경우가 있다"라며 "그나마 처리해야 할 업무도 많은데 동일 민원을 대하는 데 시간이 걸려 상당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수지구 풍덕천동 한 복지센터에 근무하는 또 다른 공무원은 "점심시간이나 외출할 때 민원인이 찾아오면 솔직히 곤란하다. 대기 중인 민원이 많아 점심시간이라고 기다려달라고 할 수도 없다"라며 "민원을 대하는 방식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변화된다면 민원인뿐 아니라 공무원 업무도 많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한 상황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공무원 안전은 물론 업무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실제 2018년 기흥구 한 주민센터에서 한 민원인이 공무원에게 흉기를 휘두른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인근에 있던 또 다른 시민이 나서 문제를 일단락시켰다. 이후에도 비슷한 사례가 끊이질 않아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졌지만, 여전히 공무원에게 센터는 '힘든 근무지'로 여겨진다.


일부 행정복지센터의 경우 공간 협소로 민원처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동선' 등 공간구조 구축에 한계가 있는 때도 있다.

그나마 민원인 업무를 돕는 상근인원이 있을 경우는 민원 처리를 단축할 때도 있다. 하지만 민원 한 것을 처리하기 위해 좁은 공간을 오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편 호소는 민원인에게도 나온다.

수지구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이현호(56)씨는 "시청이나 구청으로 가기에 너무 멀어 행정 업무를 보기 위해서 복지센터를 찾는데 길게는 30분 이상은 대기를 한다"라며 "먼 거리에 있는 시청이나 구청을 오가는 것에 비하면 편리하지만 실제 민원을 처리하는 데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라고 강조하며 효율적인 행정 업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용인에서 가까운 수원시 광교1동의 경우 민원 처리를 우수하게 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곳은 무인민원발급창구 위치나 민원서식대 수 등을 민원인 동선에 맞춰 배치해 민원인이 몰리거나 혼잡하지 않도록 했다.

수원시 최초로 인권청사로 지정된 지동 행정복지센터는민원실은 1층에 위치하며 민원창구는 'ㄱ'자 형태로 구성되며 통합민원 창구와 복지상담 창구가 분리, 대기공간, 홍보 공간, 민원인 사무공간 등이 주요 공간에 모여 있다. 이에 민원인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볼 수 있는 환경이 잘 구축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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