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참석한 이용마 기자 "언론과 검찰의 인사권 국민에게 돌려주자"MBC에서 해직된 뒤 암 투병 중인 이용마 기자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를 위한 20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해 "검찰과 언론이 바로 서면 재벌, 관료, 노동 그 사회적 적폐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저는 이 자리에서 '언론과 검찰의 인사권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라는 제안을 하고 싶다"고 발언하고 있다.
유성호
고 이용마 기자는 2017년
3월 11일 박근혜 탄핵 광장에서 절규하듯 외쳤다.
"대통령도 국민이 뽑는데 검찰총장, 공영방송 사장을 국민이 왜 못 뽑습니까?
국민들이 그들을 뽑을 때, 그들이 국민 눈치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MBC 침탈에 저항하다 해직된 이용마 기자가 다시는 정치적 후견주의에 의해 공영방송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고심 끝에 내놓은 제안이었다.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인물을 공영방송 이사로 임명하고, 그 이사들은 정권의 낙점을 받은 인물을 사장으로 임명하는 구시대적 작태가 반복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시민들은 환호했다. 공영방송의 진정한 주인은 시민이라는 당연한 주장에 열광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시민은 동시에 내심 그것이 가능할까 회의감도 들었을 것이다.
퇴행한 KBS 사장 선임 과정
하지만 KBS는 이미 공영방송의 진정한 주인이 시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적이 있다.
2018년 KBS는 신임 사장 선임 절차에 시민자문단 평가를 반영했다. 권역, 성, 나이, 지역 등을 고려해 선정한 142명의 시민자문단 앞에서 3명의 후보자들이 정책 발표회를 했다. 자문단은 정책을 듣고, 질의하고, 상호 토론하며 가장 적절한 후보를 선택했다. 자문단은 매우 신중하게 판단했다. 소위 공론화 작업을 거친 것이다. 또 전 과정을 생중계해 일반 시민에게 공개했다. 시민자문단과 이사회가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로 적격한 사람을 뽑는지 일반 시민이 판단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자문단 참여자 90% 이상은 과정이, 98% 이상이 평가가 공정했다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시민 참여자 중 98%는 공공기관 선출 시 시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