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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 모래밭에 건축물, 자연경관 훼손 '몸살'

강원 양양군 하조대 백사장, 환경보호대책과 공유수면에 대한 보호장치 필요

등록 2024.11.02 15:42수정 2024.11.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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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위의 건축물 다양한 건축물이 백사장위에 서있다(2024/10/31)
모래위의 건축물다양한 건축물이 백사장위에 서있다(2024/10/31)진재중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안가로 알려진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하조대 백사장에 최근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아름다운 경관이 훼손되고 있다. 이 건물들은 휴양 시설과 상업적 목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바닷모래 위에서 자생하는 식생들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자연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하조대 해변은 고운 모래와 물이 깊지 않아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관광명소다. 드넓은 해변은 동해안에 떠오르는 해돋이를 가장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해변 길이만 1.5km이고 인근 동호 해변까지는 6.5km에 달한다. 날씨가 맑아야 하조대해변 남쪽에서 동호해변 북쪽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동해안에서 가장 긴 해변이다.

하조대해변 일출 하조대해변의 일출과 사구식물(2024/10/31)
하조대해변 일출하조대해변의 일출과 사구식물(2024/10/31)진재중

양양 하조대 해변 해변길이가 1.5km, 폭이 100m에 달하는 백사장이다
양양 하조대 해변해변길이가 1.5km, 폭이 100m에 달하는 백사장이다진재중

염생식물의 서식지, 훼손

양양 하조대 해변은 동해안에서 가장 잘 보전된 해변으로, 과거에는 군 철조망이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던 곳이다. 이곳의 모래해변에는 갯그령, 갯방풍, 갯씀박귀 등 다양한 염생식물이 군락을 이루며 탐방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10월 31일 방문한 모래밭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사구식물이 자라고 있던 곳이 콘크리트와 철목재로 덮여 개발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려식물 연구원장 김희석(64) 박사는 "하조대 해변은 동해안에서 다양한 사구식물들을 볼 수 있는 해변이었다. 최근의 개발행위로 많은 사구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해안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기 어려운데 개발 위주로만 정책을 펴는 자치단체가 안타깝다"라고 한숨짓는다.


사구식물이 사라져가는 해변 인공행위에 의해 염생식물 군락지가 사라지고 있다(2024/11/1)
사구식물이 사라져가는 해변인공행위에 의해 염생식물 군락지가 사라지고 있다(2024/11/1)진재중

갯메꽃 바닷가 모래위에서 자생하는 염생식물
갯메꽃바닷가 모래위에서 자생하는 염생식물진재중

양양 하조대해변 건축물 백사장위에 건물들이 들어서있다(2024/11/1)
양양 하조대해변 건축물백사장위에 건물들이 들어서있다(2024/11/1)진재중

난개발 방치하는 지자체

문제는 40여 년간 통제되었던 군사지역이 해제되면서 국내 최초의 서핑 전용 해변인 서퍼비치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양양군은 남쪽 인구 해변부터 북쪽 낙산 해변까지 바다를 따라 서핑객들로 붐비고 있다.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지자체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난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난개발 현상이 여러 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하조대 해변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이규송 교수는 양양군의 자연에 대한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조대 해변은 보물이며, 양양 남대천을 기점으로 해안가의 지형들을 하나로 묶어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난개발로 인해 해안이 훼손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서핑 명소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하조대해변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서핑 명소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하조대해변진재중

이름모를 인공시설물들 하조대해변 위에 다양한 형태를 띤 시설물들이 즐지어 서있다.(2024/11/1)
이름모를 인공시설물들하조대해변 위에 다양한 형태를 띤 시설물들이 즐지어 서있다.(2024/11/1)진재중

해안침식의 위협

11월 1일 방문한 해안가 건물들은 바닷가에서 약 10여 미터 떨어져 있어, 큰 파도가 치면 언제든지 덮칠 위험이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건물 주변에서는 침식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건축물은 사빈과 사구의 상호작용을 단절시켜 사구 식물과 고유한 지형이 사라지게 만든다. 또한 모래가 원래의 이동 경로를 따라 이동하지 못해 백사장이 점차 좁아지거나 심한 침식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해변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들은 서식지를 잃고, 모래 해안가의 자연 복원력도 점점 약화된다.

동해안 해안가 지형을 연구하는 최광희 가톨릭관동대 지리교육학과 교수는 "해안사구는 파랑이 실어 나르는 모래가 쌓여 형성된 지역으로, 해안가에 건축물이 들어서면 모래 공급이 차단되어 침식 회복이 지연된다"고 설명하고. 그는 더 이상 해안이 망가지기 전에 건축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모래위의 건축물과 해변 건축물 바로앞에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2024/11/1)
모래위의 건축물과 해변건축물 바로앞에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2024/11/1)진재중

지역사회의 반발과 양양군의 대응 부족

지역 주민들은 환경 파괴와 해안 경관 훼손을 초래하는 건축물 설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양양군의 허가 과정과 규제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상업적 이익에 치우쳐 환경 보호 대책이 미비하며, 일부 상인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간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해안가에 새로운 카페가 들어선 이후 영업이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젊은 사람들이 바다 가까운 곳으로 몰리면서 바다와 떨어진 카페에는 방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A씨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상인들도 불만이 많다며 양양군의 행정 문제를 지적했다.

해안가를 매일 걷는 한 주민은 해변에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해변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어야 하며, 시민 모두의 것이므로 건물로 인해 경관이 가려지거나 접근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조대 해변을 자주 찾는 김성모(70)씨는 해변의 변화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씨는 "하조대 해변이 점차 퇴색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전에는 해안가에 건물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제는 방문할 때마다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러다가는 해안가에 모래는 사라지고 건물만 남는 것이 아닌가 싶어 염려된다"라고 덧붙이며, 지자체가 강력한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다에서 바라본 건축물 모래위에 세워진 건묵물이 바다경관을 헤치고있다(2024/11/1)
바다에서 바라본 건축물모래위에 세워진 건묵물이 바다경관을 헤치고있다(2024/11/1)진재중

해안은 소중한 자산이며, 이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설치된 인공 시설들은 자연의 가치와 생태적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으며, 결국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자연 친화적인 시설을 조성하고, 환경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양 동호해변 하조대해변과 이어진 해변으로 건축물이 없다
양양 동호해변하조대해변과 이어진 해변으로 건축물이 없다진재중

#하조대해변 #염생식물 #건축행위 #시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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