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험지옥에 빠지다이한 작가 지음 <조선, 시험지옥에 빠지다> 표지 사진
위즈덤하우스
그러나 이한 작가는 이러한 부정행위들은 권력형 입시 비리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라고 언급한다. 조선 중기를 지나며 당쟁이 치열해지자, 각 당파는 세력을 불리기 위해 서슴없이 입시 비리를 저질렀다.
숙종 때는 시험장에서 남인 유력자의 아들을 찾는 시험관에게 서인 아무개가 자신이라며 거짓으로 손을 들어 급제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다. 말 그대로 '난장판'(수많은 선비들이 모여들어 질서없이 들끓고 떠들어대던 과거마당을 난장이라고 했다)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퀴즈! 공부하지 않는 외아들에게 "(과거 보러) 왜 올라오느냐? 그냥 농사나 짓거라"라며 타박하거나 "친척 아무개는 과거에 급제했는데, 너는 무얼 하느냐?" 같은 잔소리를 남발했던 조선 시대 대학자는 누구였을까?
도산서원의 건립자이자 1,000원짜리 지폐의 주인공, 퇴계 이황 되시겠다. 그는 평소 "세상에 허다한 영재들이 세속의 학문에 허덕이고 있으니,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과거라는 구덩이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라고 과거제를 비판했지만, 정작 자신의 자식 교육에서는 일반 사대부들과 다르지 않았다. 과연 한국인에게 입시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씁쓸한 일화가 아닐 수가 없다.
조선, 시험지옥에 빠지다 - 팔도 최고의 족집게 선생부터 기상천외한 커닝 수법까지, 처음 읽는 조선의 입시 전쟁
이한 (지은이),
위즈덤하우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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