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시장에 기대는 1500만 투자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쉽지만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성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이재명 "정부여당 정쟁 활용, 아쉽지만 금투세 폐지"
https://omn.kr/2atup).
이날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강행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주식 투자자들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 대표는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정치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말로 금투세 시행의 선결 조건으로 상법 개정을 내세운 최근 민주당 일각의 의견에 사실상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금투세 폐지 동의 결정 자체보다도 이 대표가 이날 내세운 이유에 대해 "국민을 무시한 핑계"라며 더 큰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박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만약 이 대표가 집권한다고 해도 금투세 도입을 재추진할 수 있겠냐"면서 "문제의 본질을 고치고자 하는 진정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보다 못한 정권이 없을 거라 지금은 생각하지만..."
박 교수는 대표적인 금투세 도입론자로 최근 참여연대 주관 '팩트체크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금융실명제를 도입할 때 한국 경제 망한다고 반대가 많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라거나 "금투세 때문에 주가가 떨어진다는 일부 주장은 황당한 소리"라며 금투세 본질을 왜곡하는 정치권에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박 교수는 통화에서 '1500만 주식 투자자들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이 대표의 말에 대해서도 "금투세 폐지하자고 했던 사람들이 논쟁 과정에서 했던 말과 똑같다"라면서 "99%의 사람들(주식투자자)이 사실 금투세와 상관이 없다는 것은 금투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아는 팩트"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 교수는 "상법 개정과 금투세 도입은 사실 별개이기도 하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그동안 상법 개정을 할 시간이 얼마나 많았냐"면서 "21대 국회부터 발의된 것이고 윤석열 정부도 얘기했던 거고, 민주당이 다수였기 때문에 얼마든지 할 수 있었는데도 계속 미루고 미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그러니까 말이 안 된다는 것이고 그러니까 국민을 무시한다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박 교수는 "경제 구조에 대한 과감한 개혁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로 (그렇게 하지 못하면) 다음 정권에서 우리 경제 문제가 정말 터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보다 못한 정권이 없을 거라고 지금은 생각하지만 다음 정권은 더 못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 오욕을 다음 정권이 다 뒤집어 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란 말로 이날 이 대표의 발표 내용에 거듭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99% 주식투자자는 금투세와 상관없다는 것은 팩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