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하도리 해녀은퇴식과 하도해녀합창단 공연 무대에는 송지효 배우도 함께 했다. 송지효 배우는 현재 JTBC와 영국 공영방송 BBC 자회사인 BBC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제작 중인 총 3부작의 다큐멘터리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 제작 일정의 하나로 이날 특별무대에 섰다. 송지효 배우는 은퇴 해녀 삼춘들과 이날 무대가 끝난후에도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등 주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제주의소리
물질 7년 차의 이주민 젊은 해녀 전유경 씨의 유창한(?) 제주어 진행도 이날 백미였다. 서울 태생인 전유경 씨가 가족과 함께 제주에 이주해온 직후 선택한 '해녀의 삶'은 전승해야 할 문화유산인 제주해녀문화 보전의 좋은 본보기이기에 해녀 행사 무대의 진행을 맡긴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녀는 현재 성산읍 주민이다.
이날 은퇴 해녀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았다. 고경순 해녀(1940년생, 70년 경력), 고태순 해녀(1938년생, 73년 경력), 고홍순 해녀(1946년생, 60년 경력), 김부미자 해녀(1940년생, 63년 경력), 김산월 해녀(1948년생, 58년 경력), 박후자 해녀(1944년생, 65년 경력), 양청자 해녀(1943년생, 64년 경력), 오봉이 해녀(1947년생, 58년 경력), 이영희 해녀(1945년생, 69년 경력), 임춘자 해녀(1935년생, 72년 경력), 조방자 해녀(1940년생, 70년 경력) 등 총 11명의 은퇴 해녀들은 이날 '마지막 물질'을 가족과 이웃들의 축하 속에 영예롭게 마무리했다.
11명 은퇴 해녀는 모두 1930년대에서 1940년대에 출생한 80, 90대의 고령으로, 모두 10대의 어린 나이에 물질을 시작해서 짧게는 약 60년에서 길게는 70년 넘게 바다를 생업으로 해녀라는 외길을 걸어온 이 시대의 장인들이다.
이날 해녀 은퇴식에서 양종훈 이사장은 "저도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지만, 대학교수라는 이유로 30여 년 대학에 재임 후 정년퇴직하면 대통령 표창을 준다"라며 "그러나 제주해녀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으면서도 아직 그분들의 은퇴나 졸업을 정식으로 축하해주는 자리가 없었던 것은 너무 큰 아쉬움이다. 그래서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가 해녀 은퇴식을 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해녀들을 위한 역할을 찾아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삼춘, 고생했수다! 함께 춤추게마씨!"
배우 송지효의 깜짝 등장도 이날 큰 선물이었다. 다큐멘터리 촬영을 통해 해녀에 도전하고 있는 그녀가 해녀합창단 특별단원으로 참석해 축하의 의미를 더했다.
송지효 배우는 현재 JTBC와 BBC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제작 중인 총 3부작의 다큐멘터리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 제작 일정의 하나로 이날 특별무대에 섰다. BBC 스튜디오는 영국 공영방송 BBC의 자회사다.
송지효 배우는 이날 해녀 은퇴식 무대가 끝난후 은퇴 해녀들에게 제주어로 "삼춘, 고생했수다! 함께 춤추게마씨!"라며 먼저 손을 내밀고, 해녀 삼촌들과 어깨춤을 들썩였다.
배우 송지효는 이날 "제주 해녀는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제가 제주해녀문화를 세계무대에 알리는 일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저의 해녀 도전을 계기로 조금이나마 더 많은 분이 한국의 해녀 문화와 K-콘텐츠에 대해 관심 가져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도해녀합창단은 2013년 하도어촌계 해녀들을 중심으로 창단해 현재 20여 명의 현직 해녀들이 활동하고 있다. 10년째 지휘봉을 잡은 방승철 지휘자가 작사·작곡한 '해녀의 아침', '해녀 물질 나간다' 등 창작곡 중심으로 매년 정기공연을 하고 있다. 올해도 '해녀의 아침', '해녀 물질', '하도힙', '하도타령', '나는 해녀이다' 등 기존 창작곡 외에 '몰라 몰라'라는 신곡도 발표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들의 노래는 하나같이 해녀들의 애환과 자부심, 당당함을 노래하고 있다. 지금도 바다에 들어갈 때 한 웅큼의 진통제를 먹으며 물질하는 평균 연령 60대의 현직 해녀들이 부르는 삶의 노래요, 바다의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