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장주변에서 만나는 딱새
이경호
농성장에서 함께 한 생명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갯버들, 왕버들, 수양버들, 갈대, 억새, 달뿌리풀, 고마리, 도고마리, 까마중, 여뀌, 고랭이, 방동사니, 꼭두서니, 물봉선, 질경이, 미국가막사리, 쇠뜨기, 개구리밥, 생이가래, 맹공이, 두꺼비, 살모사, 무자치, 누룩뱀, 옴개구리, 자라, 무당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 수염풍댕이, 무당벌래, 애기물방개, 줄날도래, 창나방, 갈고리가지나방, 물결수염나방, 넓적배사마귀, 왕사마귀, 쌕쌔기, 땅벌노린재, 동양하루살이, 쑥장삼벌레, 카멜레온줄풍뎅이, 잔물땡댕이, 애물땡땡이, 지옥독나방, 꼬마구름무늬나방, 귀매미, 끝동매미충, 모무늬매미충, 다색줄풍뎅이, 등얼룩풍뎅이, 렌지소풍뎅이, 긴다색풍뎅이, 십자무늬긴노린재, 메추라기노린재, 연못하루살이, 검은다리실베장이, 청나비날도래, 팔점날개매미충, 북쪽비단노린재, 강변쐐기노린재, 쑥장삼벌래, 벼들머리매미충, 벼넓적매미충, 등얼룩풍뎅이, 긴다리색풍뎅이, 고마방아벌래, 녹슬은방아벌래, 콩중이, 팥중이, 멋쟁이나비, 네발나비, 방울실잠자리, 검은물잠자리, 물잠자리, 여치, 고라니, 너구리, 오소리, 삵, 수달, 흰수마자, 미호종개, 모래무지, 피라미, 미꾸라지,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원앙, 비오리, 큰기러기, 딱새, 박새, 쇠박새, 참새, 방울새, 알락할미새, 백할미새, 검은등할미새, 노랑할미새, 긴발톱할미새, 힝둥새, 꾀꼬리, 새호리기, 말똥가리, 매(송골매), 새매, 참매, 민물가마우지, 왜가리, 중대백로, 쇠백로, 민물도요, 빅삑도요, 알락도요, 청다리도요, 흰목물떼새, 꼬마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뻐꾸기, 쑥새, 노랑턱멧새, 까치, 큰부리가마귀, 물까치.
이들에게 세종보 담수는 죽음이다. 공주보는 문화제 개최를 위해 담수한 지 30여 일 만에 죽음의 펄밭이 되었다. 공주보는 이미 죽음으로 한 발짝 가까이 갔다. 다시 열렸지만 생명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것은 자연 뿐이다. 1년이 걸릴지 2년이 100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다. 세종보가 개방되고 6년간 생명들은 더디지만 천천히 다시 자신의 삶을 찾아가고 있었다. 아직 모자라지만 많은 생명들이 스스로 다시 자정하며 자연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을 다시 죽일 수 없어 펼친 농성장이다. 30cm넘는 죽의의 펄이 쌓인 공주보처럼 세종보를 만들 수는 없다. 흐르지 못하는 강은 이미 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