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희 명인의 '약사여래부처상'제29회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특선작
이수희
홀로서기로 향한 석공예의 길
작업 전,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대장간에 불을 피워 전통 공구를 다듬질하는 준비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일 망치질하는 방법, 공구 사용하는 방법, 공구 다듬질하는 방법, 원자재 선별방법, 제품 제작하는 순서 등을 숙지해야 했습니다.
지정된 작업장도 없는 건축현장에서, 작업이 시작되면 저는 동료들이 일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키는 잡일을 해야 했습니다. 뜨거운 햇빛조차 피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아침 해가 뜨면 작업을 하기 시작해서, 해가 지는 저녁까지 묵묵히 일만 했습니다. 주어진 물량이 끝나면 다른 건축현장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작업을 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그렇게 2년의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손재주가 있었던지 석공예 기초 기능은 남다르게 빨리 배워, 주변 선배들로부터 기술을 인정받았습니다. 작업에 대한 자부심과 희망도 품게 됐습니다.
2년의 제자 생활이 드디어 끝이 났고, 저는 홀로서기를 해야 했습니다. 모든 일을 스스로 결정해야 했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제가 져야 했습니다. 부담감이 있었지만, 막상 부딪쳐 보니 못해낼 것도 없었습니다.
운도 따랐습니다. 그동안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일을 하다 보니, 일본 수출시장의 문이 열리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석등, 석탑, 석조각 등의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수출 전선의 일원으로 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