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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막농성장에 놀러온 아기고라니들 농성장을 한참 살펴보다 풀숲으로 사라졌다 ⓒ 임도훈
'아니, 쟤네 뭐야'
천막농성장 바로 앞 풀숲에서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나더니 아기 고라니 두 마리가 얼굴을 내밀었다. 놀란 기색도 없이 동그란 눈으로 농성장에 앉은 이들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 '도대체 너희는 누구냐'는 듯, '너희는 뭔데 여기서 놀고 있냐'고 묻는 듯 해서 너무 신기했다. 잠시 바라보던 두 고라니는 천천히 다시 풀숲으로 들어가더니 금강변 자갈길을 산책하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서두르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 몸짓이 너무 자연스럽고 귀여웠다.
자연이 말을 건다는 건 이런 순간일까 싶다. 서로를 말 없이 응시하고 탐색하는 그 순간이 참 신기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오랜 시간 여기에 머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일테다. 어린 고라니의 두 눈을 바라보고 침묵의 이야기를 나눈 오늘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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