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푸 신전호루스신을 모신 에드푸신전
운민
마차를 타고 번잡한 시내를 지나 언덕을 오르자 웅장한 탑문이 눈앞에 두둥 등장한다. 에드푸는 신화적으로 호루스와 세트의 대결이 일어났던 곳으로 파라오의 권위를 상징하는 호루스 신앙이 예로부터 번성했던 곳이다.
고대 신전 중 가장 완벽한 보존상태를 자랑하는 에드푸신전은 부조는 물론 탑문 양옆으로 매모양의 호루스 상이 늠름한 자태로 신전을 보호하고 있었다. 고스란히 남아 있는 내부공간은 불에 그을린 흔적을 제외하고는 예전 그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안쪽에 자리한 지성소에는 태양의 배를 타고 있는 호루스의 상이 놓여 있었다. 오랜 기간 모래에 파묻혔기 때문에 신전이 보호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배는 룩소르를 향해 힘차게 나아간다. 이번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은 에스나 신전을 지나 사람이 제법 많아 보이는 마을을 지나가니 강변에 사는 아이들이 저마다 손을 흔들며 반갑게 승객들을 맞이해 준다. 하루에 5번 울린다는 모스크의 아잔소리도 우리를 반겨주듯 메아리친다.
어느덧 배는 에스나 수문에서 한동안 머무는데 조그마한 운하길을 크루즈가 통과하는 것도 나일강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묘미다. 그동안 보트 상인들이 배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야구선수처럼 그들은 비닐에 물건을 담아 던져주고 사람들은 물건을 받아 돈을 넣어 다지 던지는 시스템이다. 수문을 열리고 배가 통과하면 물의 높낮이를 조정해 룩소르 가는 길로 빠져나온다. 댐처럼 서로 높낮이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별들이 하늘에 가득하고 고요함만 가득한 저녁, 배는 룩소르 선착장에 도착했다. 여기서 여행객들은 새벽 벌룬투어를 떠나는 팀, 룩소르 시티 투어로 떠나는 팀, 다음날 체크아웃을 하는 여행자로 나뉘어 각자 여행의 무운을 빌게 된다. 인류의 역사와 늘 함께 한 나일강, 언제든지 사람들을 넓은 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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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팟케스트 <여기저기거기>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obs라디오<굿모닝obs>고정출연, 경기별곡 시리즈 3권, 인조이홍콩의 저자입니다.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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