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오후 서울 용산CGV 아이파크몰에서는 정치인, 문화예술인, 언론인과 '100개의 극장 프로젝트' 관객추진단, 제작진과 출연 배우 등 140여 명이 모인 VIP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평론가인 강유정 민주당 의원(맨 오른쪽).
이호 작가
이들은 75분 동안 숨죽이며 영화에 몰입했다. 영화가 끝난 뒤 함께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도 '따로 또 같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극장에 온 건 오랜만이라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잠깐 쉬어가더라도 내 삶을 살아야지, 강요된 젊은 시절이 얼마나 아프겠냐"면서 아빠가 아들에게 마음을 전한 편지를 읽어줄 때 자신의 아들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두 아들의 아빠다.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봐도 봐도 행복한 네 살배기 손주를 떠올렸다. 지금은 하루하루가 행복한데, 아이가 커가면서 불안감이 든다는 거다. "이 끔찍한 한국의 교육 시스템 속에서 이 아이가 불행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다. 영화평론가인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16살인 중3 딸을 생각하면서 영화에 몰입했다. 영화 속 아이들 모습 속에서 딸이 오버랩된 거다. 강 의원은 "정치하는 분들이 꼭 봐야 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고, 관련된 입법 활동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꿈틀리인생학교 5기 졸업생이자, 이 영화의 배우 중에 한 명인 황하름 학생이 등장하자 박수 소리가 커졌다. 아르바이트 하느라 바빠서 이날 처음 영화를 봤다는 그도 대한민국 고3으로 살면서도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면서 그 모습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거창연극고를 졸업한 뒤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된 그는 대학 면접 때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큐 감독이기도 한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언론에 있으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 교육 시스템이 정말 문제가 많다는 걸 느꼈지만,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은 못 해봤다"면서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응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해랑 DMZ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저도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이지만, <괜찮아, 앨리스>는 의미있는 다큐 영화"라면서 (교육 시스템을 바꿔낸다는 게) 힘든 일이지만, 계속 두드려야 한다고 응원했다.
<괜찮아, 앨리스> '100개의 극장 상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김성환 <미디어나무> 대표는 관객과 직접 만나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해보니까 '배급'이 아니라 전선에 식량을 잘 전달하는 '보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런 영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챙겨주는 거니까 '보급투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학생과 학부모, 정치인들 모두가 보고 토론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