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에코주간 이후 쌓인 쓰레기
최보근
이런 문제의식을 담아 2024년에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한노보연)와 함께 청소 노동자들의 에코집중휴무 전후 노동강도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하계 에코집중휴무가 끝나고 2~3주 뒤 점심시간에 휴게실마다 찾아가 전체 청소 노동자 18명 중 15분께 설문을 받았다. 설문 결과 에코휴무가 끝난 뒤 현저히 노동 강도가 늘어난 것이 관찰됐다. 응답자들은 에코휴무 직후 2주간 평균적으로 '100m 달리기를 하는 것 같은 힘듦'을 호소했고, 일부 청소 노동자들은 '마라톤하는 것 같은 힘듦'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청소 노동자분께서는 지하층에 물이 차고 곰팡이가 많이 생겨서 너무 힘들었다고 말씀하셨다. 올해도 쓰레기통에 구더기가 나왔다면서 사진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아르바이트 청소 노동자를 투입했다더니 전부 보여주기식이라고 화도 내셨다. 학보사가 자신을 인터뷰해 줬으면 할 말이 정말 많았을 텐데 아쉽다는 말씀도 하셨다. 그중에서도 제일 충격이었던 것은 복도에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동료가 죽을 뻔했다는 이야기였다. 왁스 작업을 위해 에코휴무 기간 출근을 했는데 학교 폐쇄가 원칙이니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에어컨을 안 틀어 준 것이다. 청소 노동자를 학교 구성원으로 보지 않는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다.
원래부터 성공회대학교 청소일은 힘들었다
사실 성공회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평소에도 이미 높았다. 노조는 성공회대학교가 퇴직자가 발생하면 채워 넣지 않는 식으로 계속해서 인력을 감축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다 보니 한 명이 감당할 노동강도가 점점 늘어난 것이다. 심한 경우 10층 건물을 2명이 청소하기도 한다고. 인력이 적다 보니 일을 쉬게 되면 남은 동료가 일을 전부 떠맡아야 한다. 그래서 아파도 나와서 일하고, 건강은 계속 악화된다. 설문조사 결과, 근골격계 질환, 두통이나 눈의 피로, 불안감, 전신 피로, 전신 근육통 등 건강 상태가 다른 사업장보다 압도적으로 나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