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새로 축성한 유럽풍의 성공회 온수리성당.
전갑남
최근에 다녀온 대한성공회 옛 온수리성당 건물은 강화도 남부지방 선교의 중심으로 영국 선교사 트롤로프(Mark Napier Trollope) 신부에 의해 건축되었습니다. 올해로 120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지닌 셈이죠.
천주교가 오랜 박해를 받은 후, 개항과 함께 선교의 자유가 주어진 때 들어온 대한성공회. 병인양요(1866년)와 신미양요(1871년)의 수난을 겪으며 프랑스와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강화도 사람들은 영국인과 성공회에 대해선 비교적 우호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공회는 강화도에서 조심스럽게 전파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작은 마을 온수리에 진료소를 마련해 의료선교 중이던 영국인 의사 로스(A.F. Laws)가 있었습니다. 연 3천 명 이상 환자를 진료하고 헌신적 봉사를 지속하자 이에 감화되어 성도 수가 증가하고, 성당 건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지요.
이 성당은 영국의 선교자금이 아닌 교우들 스스로 땅을 헌납하고 건축자금을 마련해 세웠다고 합니다. 성공회 온수리성당은 자립적 신앙의 상징으로서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강화지역 소나무로, 향교나 관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전통 건축양식의 건물을 지어 위화감 없이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