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옥천신문 자료사진)
옥천신문
충북 옥천 지역 포도 농가들이 캠벨에서 대거 샤인머스캣으로 품목을 전환해 온 가운데, 해마다 샤인머스캣 출하량은 증가하고 가격은 하락하는 추이가 뚜렷해지면서 옥천 포도 농사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월 가락시장 샤인머스캣 평균가격(2kg, 상품 기준)은 7959원으로 1만 원 선이 깨졌다. 3년 평균과 비교하면 56%나 하락한 결과다. 이처럼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는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농약대나 가온비용이 더 들어가는 등 생산비는 늘어나는 중이다.
대안을 두고서는 가격 하락세나 기후위기 같은 공통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농민마다 저온저장고 같은 시설 유무에 따라 판매 실적의 차이가 나거나 고령으로 품종갱신이 여의치 않은 등 농가별 상황이 다른 데 맞춰 품종갱신부터 시설정비, 농축산물가격안정기금 등 포도 농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면적인 지원체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평가다.
옥천군 대다수 포도농가 샤인 전환... 가격은 하락하는데 생산비는 증가
2022년 옥천군주요농특산물 및 특구작물실태조사에 따르면 옥천 지역 포도 재배 품종별 재배면적은 샤인머스캣이 68.1%, 캠벨얼리가 23.7%, 거봉이 2.7%, 기타 품종이 2.9%로 샤인머스캣이 제일 많았다. 특히 샤인머스캣은 2020년 42% 수준에서 빠르게 전환이 이뤄져왔다. 면적 비율에서 캠벨얼리를 제친 지 이미 3년 차로, 품종전환 후 성목 면적과 함께 생산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에 접어들기도 한 상황이다.
문제는 초기 샤인머스캣이 높은 단가로 형성된 데 따라 옥천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차원에서 포도농가의 샤인머스캣 전환이 줄을 이었고, 이에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장 출하 물량이 많아져 가격이 하락하는 홍수출하 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성목면적이 늘어나고, 일조량이 늘면서 일소 피해가 생기거나 알 크기가 작아지는 문제는 있었으나 병해충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생육상황이 지난해보다 양호해지면서 생산량도 늘었다.
이에 따라 가락시장 샤인머스캣 출하량은(7월~10월)은 2021년 1만6839톤에서 올해 같은 기간 2만151톤으로 증가했다. 출하량이 늘어난 것과 반비례해 올해 가락시장 월별 평균가(2kg, 상품 기준)는 지난 8월 1만6000원에서 10월 7959원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8월 평균가가 2만4099원, 10월 평균가가 1만922원을 기록한 데 비하면 각각 2만 원과 1만 원 선이 무너진 것이다. 지난 3년 간의 평균 수치와 비교하면 각각 45%, 56% 하락하며 반토막이 났다.
옥천 지역 로컬푸드직매장 내 출하량 또한 지난해 4만2432kg에서 올해 4만8169kg으로 늘었는데, 총수입은 오히려 3억8739만 원에서 3억4675만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만 원에서 시작해 어쩌다 8000~9000원 상품이 나오는 식이었다면, 올해는 아예 가격 책정이 1만원 대부터 시작해 8000~9000원대 상품이 많았다는 평가다.
이처럼 가격은 하락하지만, 기후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농가의 생산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점점 더 다양해지는 병충해의 방제, 알솎기 등 과정마다 필요한 일손 인건비, 효능별로 가격이 달라지는 봉지대, 공판장에 내는 수수료, 수확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나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들이는 기름값 등등이 모두 농민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항목들이다.
당장 가을철 샤인 가격이 좋지 않을 때 저온 창고에 보관했다가 겨울과 봄에 출하하면서 가격을 보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온저장고가 없는 영세농민의 경우엔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조사 결과 가격 하락세 속에서 샤인머스캣을 저장하려는 의향은 전년 대비 1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 A씨는 "캠벨을 오래 하다가 샤인으로 바꾼 지 오래됐다. 가격이 계속 낮아지니 품종갱신을 하면 좋겠지만, 나이가 있는 데다 밭이 많으면 모를까 필지를 하나만 가지고 있는 나로선 (품종갱신을 시도하면) 당장 3년여 동안은 수입이 없어지는 셈이니 그 대안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800평에 나무 간격을 넓게 심고 농사를 지어 샤인 2kg들이 3000박스를 냈는데, 총수입이 3500만 원이라면 그 중 농약, 영양제, 퇴비, 봉지대, 알솎기 인건비에다 냉해를 막기 위해 몇 개월 기름을 돌린 비용을 따지면 1000만 원 이상은 족히 생산비로 들어가고 있다"라며 "저온창고가 없으니 공판장에 헐값에라도 팔아야 했던 상황인데, 비용이 들고 하니 품종갱신이든 저온창고든 사업을 받는 것도 고민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가격안정기금·품종갱신·저온저장고 등 전문 교육과 함께 지원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