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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사랑이 죄인가, 마녀사냥식 재판 중지하라"

시민모임, 퀴어문화제 축복식 이유로 고소당한 남재영 목사 재판 앞두고 기자회견

등록 2024.11.12 16:55수정 2024.11.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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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종교인 등이 참여한 '차별에 반대했던 예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과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 모임'은 12일 오후 대전 서구 갈마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고소 당한 남재영(대전빈들공동체 교회) 목사 교회재판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종교인 등이 참여한 '차별에 반대했던 예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과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 모임'은 12일 오후 대전 서구 갈마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고소 당한 남재영(대전빈들공동체 교회) 목사 교회재판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동성애대책위원회로부터 고소를 당한 남재영(대전빈들공동체 교회) 목사 교회법 재판을 앞두고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인 등이 "어떤 영혼이라도 사랑하고 축복하는 게 어떻게 죄가 될 수 있느냐"며 "마녀사냥식 재판을 중지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종교인 등이 참여한 '차별에 반대했던 예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아래 시민모임)'과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 모임'은 12일 오후 대전 서구 갈마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남재영 목사는 지난 6월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와 7월 6일 대전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축복식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동성애대책위원회로부터 고소를 당해 남부연회 교회법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두 번째 열리는 재판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연 시민모임 등은 이번 재판은 내용적으로나 절차적으로 불법적이고 부당한 재판이라고 주장하면서 결론을 정해 놓고 진행하고 있는 마녀사냥식 재판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어떤 영혼이라도 사랑하는 것은 교회의 책무이며 목회자의 의무라고 강조하고, 사회적 약자를 환대하고 축복하는 게 어떻게 죄가 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한 누구나 차별 없이 사랑하고 축복하려는 목회자의 양심에 따른 목회를 죄로 정죄하려는 것은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동성애대책위가 남 목사를 고소한 근거인 '교리와 장정'의 재판법 제1장 일반재판법[1403]단 제3조 8항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했을 때 정직, 면직, 출교에 처한다'라는 조항은 감리교회 정신에 위배 되는 조악한 규칙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조항은 예수님의 성경 해석, 감리교회의 시조인 존 웨슬리의 신학과 동성애자에 대한 목회적 돌봄, 감리교 역사와 교리, 감리교 신앙고백과 사도신경 어느 것과도 통하거나 일치하지 않고, 오히려 위배 되는 조항으로 마땅히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종교인 등이 참여한 '차별에 반대했던 예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과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 모임'은 12일 오후 대전 서구 갈마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고소 당한 남재영(대전빈들공동체 교회) 목사 교회재판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종교인 등이 참여한 '차별에 반대했던 예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과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 모임'은 12일 오후 대전 서구 갈마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고소 당한 남재영(대전빈들공동체 교회) 목사 교회재판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들은 또 이번 재판이 공정한 절차를 밟지 않은 위법한 재판이라며 공정재판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감리교 재판은 화해 조정 위원회, 심사위원회, 재판의 순으로 진행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첫 번째 절차인 고소 전 권면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감리교 교리와 장정 일반재판법 9조 1항 '고소·고발 하기 전에 마태복음 18장 15~17절의 말씀대로 권고해 보았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첨부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위배해 고소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위원회 5명의 위원 중 3명이 고소 당사자인 남부연회 동성애대책위원회 소속이었다는 것. 고소인이 고소 여부를 심사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을 연출, 남 목사 측이 심사위원 기피 신청을 했으나 정당한 사유 없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밖에도 교리와 장정(1402단 제2조 제3항)에 공개 재판받을 권리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소인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1차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하거나 재판에 심사위원장 또는 심사위원회 서기가 입회해야 한다는 규정[교리와 장정 1434단 제34조(재판) 3항]을 위반한 채 재판이 진행된 점, 재판 위원 5인 중 2명이 피고소인을 고소한 동성애대책위원인 점 등이 이번 재판이 불법·부당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재판은 결론을 정해 놓고 막무가내식으로 진행하는 마녀사냥식 정치 재판으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한국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종교재판이 아니라 사랑"

이날 규탄 발언에 나선 차홍도 목사(차별너머 공동대표)는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라고 한다. 누구까지 사랑해야 하느냐 하면 원수까지 사랑하는 것이다. 성서에서는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 바깥에 있다고 기록돼 있다"며 "남재영 목사는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 중의 하나인 성소수자들을 위해 축복해 주고 기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징계 절차, 재판을 받고 있다. 정말 기독교가 사랑의 종교라는 것을 이번 재판을 통해 드러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박경양 목사는 "교회 역사에 기록된 종교 전쟁과 십자군 전쟁, 종교재판은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며 "남재영 목사를 비롯한 성소수자를 사랑했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종교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오늘 감리교 현실도 역사는 그렇게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 감리회가 해야 할 일, 또 감리교 목사가 해야 할 일, 또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종교재판이 아니라, 사랑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이었던 박선우 위원장도 발언에 나섰다. 그는 "남재영 목사님에 대한 이번 재판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결코 존재해서는 안 되는 신종 마녀재판"이라며 "남재영 목사는 목회자로서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의 편에 서서 성소수자의 상처를 위로하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축복하고 환대했을 뿐이다. 이웃을 차별 없이 사랑하고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신앙적 양심에 충실했는데, 이를 이유로 교회 공동체에서 추방하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종교인 등이 참여한 '차별에 반대했던 예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과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 모임'은 12일 오후 대전 서구 갈마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고소 당한 남재영(대전빈들공동체 교회) 목사 교회재판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종교인 등이 참여한 '차별에 반대했던 예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과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 모임'은 12일 오후 대전 서구 갈마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고소 당한 남재영(대전빈들공동체 교회) 목사 교회재판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러한 연대발언에 이어 남재영 목사가 직접 발언에 나섰다. 남 목사는 "제가 평생 읽어온 성경 말씀은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말씀이었다. 그 모든 말씀을 한마디로 하면 사랑"이라고 말한 뒤 "저는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혼을 환대하고 사랑하고, 그들을 하나님의 은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교회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 어떻게 죄가 된다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구원받을 영혼과 구원받을 수 없는 영혼을 감별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 누가 성소수자를 교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가, 그들을 품고 그들의 영혼이 하나님의 은혜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교회가 문을 열고 그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그들을 축복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교회 안에서 평화를 누리며 함께 신앙생활 할 수 있게 해야 된다. 그것이 이 시대 교회가 행해야 될 의무"라고 강조했다.

남 목사는 또 "그런데 그러한 의무를 다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정죄하겠다면 저는 그냥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다. 다만, 그렇게 정죄하더라도 공정한 재판이 되어야 한다"며 "결론을 정해 놓고 절차를 위배하면서 진행하는 재판에 저는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 이 위법한 재판에 저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판 보이콧을 선언했다.

한편, 시민모임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동안 약 10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이 모여 '퀴어행사 축복목사 출교요구 긴급집회'를 열고 남재영 목사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남재영 #성소수자축복식 #감리교 #남부연회 #퀴어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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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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