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13일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제20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해 축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미국의 대선 결과를 놓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 부산시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열린 제20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문 전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대화 재개를 추진할 것으로 본다"라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 전 대통령은 현재와 같은 남북간 대결 구도가 지속될 경우 향후 북미대화 과정에서 한국의 소외 가능성을 걱정했다. 그는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국면에서 한국이 이른바 '패싱'을 당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대북정책의 기조 전환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위기 해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기 종식에 기여할 경우 미러 관계는 다시 협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문 전 대통령은 러시아의 역할에 주목했다. 전쟁이 끝난 뒤 미국이 상대의 밀착 관계를 활용해 러시아에 핵 억제나 북한과 대화 역할을 주문하거나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우 전쟁에 어떤 식으로든 우리나라가 개입하는 것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쟁 조기 종식을 강력하게 공약한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과 엇박자를 내면서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에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을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균형 있는 국익 외교를 주문했다.
북한의 파병을 놓고는 세계 평화와 한반도의 새로운 위협이라며 "대단히 잘못된 선택으로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북한의 대응을 비판하면서도 그는 "그렇다고 해서 우리 정부가 국민의 안보 불안을 부추기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 등 군사적 지원으로 북한에 맞불을 놓으려고 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고 위험천만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자칫 전쟁의 불똥이 한반도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은 200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이후 매년 이어지고 있다. 행사는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부산시가 공동 주최하고, 한겨레신문사와 BNK부산은행이 후원한다. 올해는 13일부터 이틀 동안 '글로벌 대전환과 부산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과 대담, 세 가지 분과, 특별강연이 펼쳐진다. 문 전 대통령은 문정인 재단 이사장, 박형준 부산시장의 환영사에 이어 이날 축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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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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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국 패싱 우려, 대북정책 기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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