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히 탄원서를 보는 유족들(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는 지난 9일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제74주기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제16회 태안군합동추모제’를 개최했다. 사진은 태안유족들이 정석희 태안유족회장이 제2기 진화위에 보낸 탄원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김동이
이에 앞선 지난 9월 19일에는 정석희 태안유족회장이 진화위에 탄원서를 보냈다.
탄원서에서 정 회장은 "같은 시기에 발생한 같은 사건인데도 누구는 인용되고 누구는 기각되기도 하고, 또 어느 법원은 전원 인용하는 판결도 있었다"면서 "아무리 법리적 적용 잣대가 다를지라도 같은 시기에 일어난 국가적 사건으로 동일하게 희생된 인권의 가장 큰 피해자들에게 인권보호의 최후 보루로 믿어왔던 법원의 기각은 큰 실망을 안겨준 또 하나의 사건이었다"며 제2기 진화위에 진실규명조사를 신청하게 된 사유를 설명했다.
"당시 법원의 기각은 대부분 생년월일, 성명, 출생지, 사망신고일, 사망장소 등의 불일치 사유가 많았다"고도 한 정 회장은 특히 사망일자와 사망장소가 명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끌려간 날짜와 사살된 기록이 정확치 않았으며, 당시 엄혹했던 비상시국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희생되었는지 특정하기가 어려웠으리라 사료된다"면서 "당시 상황으로 보아 유족들도 선뜻 나서 제때 시체 수습이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떳떳하게 장례를 치루는 일 조차 불가능했던 시절이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아버지를 잃은 자식들이 또한번 비통해 하는 모습을 볼 때 같은 처지를 살았던 유족으로서, 집단소송을 앞장서서 독려했던 회장으로서 무척 마음이 무겁다"면서 "하나님으로부터 물려받은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는데 진실화해위원회가 적극 앞장 서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는 영령들이 편안히 해원안식 할 수 있도록 위원장께서 부디 넓은 혜량으로 인용의 기회를 베풀어 주시기를 태안유족회장으로서 간곡히 탄원 올린다"고 말했다.
강희권 상임이사는 이날 공지사항을 전파하면서 "정 회장께서 진화위에 탄원서를 보낸 이후 진화위가 정 회장님을 초청해 면담이 성사됐으며, 충분히 유족들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태안에서만 173명을 비롯해 다른 행정기관에서도 진실규명 신청이 가능한 만큼 그 이상의 유족들이 진실규명을 신청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태안군청을 통해 제2기 진화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태안유족들은 17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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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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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눈물 거두시고 화해의 길이 되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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