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굿 최설희 명인.
최설희
여당 야당도 아닌, 그냥 무당이로소이다
굿판에선 신(神)과 인간이 공명하게 삶과 죽음을 가슴으로 껴안습니다. 때론 간절하게, 때론 애틋하게 넋을 달래고 위로하며 화해와 용서를 시키는 것이 굿입니다.
신의 전령사로 살아온 저는 여당 야당도 아닌, 그냥 무당이로소이다. 지난 2000년, 계룡산 산신 동자암 무속인 저 최설희는 국내 유일의 당산 무속인으로 입신 '작두굿' 명인이 됐습니다.
사회적 통념상 과거 '무당'이라고 하면 업신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최근에는 무당 100만 명 시대가 될 정도로 무속인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한마디로 '무당춘추전국시대'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기존 방송사뿐 아니라 유튜브를 비롯한 예능 관련 콘텐츠에서도 무속인들이 점술가로 출연하며 예언하고 적중하면서, 대중적인 관심이 한층 높아지게 됐습니다.
각자의 걱정 근심과 불안감, 우울증 등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화제의 인물이 된 무속인. 전문가 말에 따르면, 한자 모양 그대로 땅에 사는 사람을 하늘과 이어주면서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을 수련해 온 굿이라는 전통 예술을 펼치는 행위자를 무속인이라고 합니다.
운동선수가 연습과 훈련을 게을리 하면 실력이 줄기 마련이듯 무속인들 역시 끊임없이 자기 수양과 수련을 해야만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무속은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원천입니다. 무(巫)는 우리 민족 고유의 풍습인 동시에 선조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이 담긴 사상이며, 가(歌)와 무(舞) 그리고 재담이 결합한 종합예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