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주요 음료 기업 롯데칠성이 팩트에 가입하며 2030년 감축 목표를 공개 선언했다. 오른쪽은 팩트 가입사인 산수음료와 워커힐이 협업해 올해 4월 선보인 생수병 업사이클링 캠페인 모습.
WWF·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롯데칠성 2030년 20% 감축 선언... 대표기업 유의미한 메시지"
전 팀장은 최근 공개적인 감축목표를 선언하며 업계에 메시지를 전달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지난 9월 롯데칠성이 팩트에 가입하며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23년 대비 20% 감축하겠다고 공표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전 팀장은 "음료업계 대표기업이 참여하면서 목표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은 업계에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본다"며 "동종업계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향후 목표로 더 많은 기업이 가입해 기업 간·부문 간 협력을 만들어낼 수 있길 바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참여 기업이) 14개 기업으로 조금 부족해 보일 수 있다.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해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례로 그는 생수업체 산수음료와 국내 대표 호텔 브랜드 워커힐 간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두 기업이 협력해 호텔에서 수거한 일회용 생수병을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든 캠페인입니다.
전 팀장은 팩트 가입사가 자체적으로 협력을 만들어 낸 사례라며 이같은 협업이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티끌 모아 태산, 이제는 국제적 규제 필요"
"기존에는 그 작은 부분도 없애지 못 하고 있던 게 현실이었다. 기업 1곳에서 10곳, 100곳, 1000곳으로 가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티끌 모아 태산'으로 쉽게 감축할 수 있는 부분을 달성하고 그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자체 감축 노력이 무라벨·경량화 등 쉽지만 '작은 성과'에 국한된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 팀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자그마한 성과라도 모두의 힘으로 모이면 의미가 있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그는 향후 제품 설계 변경 등 감축 노력이 진전될 필요성에는 공감을 표했습니다. 동시에 이를 위해서는 폐기물 수거·분류 등 다운스트림의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재생원료 도입만 하더라도 업계에서는 수급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 팀장은 전했습니다.
그는 향후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이와 관련해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내비쳤습니다. 협약이 지속가능한 설계부터 수거·처리까지 플라스틱 전주기를 다루는 만큼 기업들이 동참·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 가장 큰 목표는 법적 구속력"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논의 추세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전 팀장은 "4차 회의(INC-4)까지만 해도 협약이 흐지부지될 수 있겠다는 상황들이 많이 보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WWF 차원에서도 협약의 목표가 많이 순화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이 달성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WWF 차원에서 제시하는 협약의 필수 요소 4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유해 플라스틱·화학물질 단계적 퇴출 ②무독성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 제품 설계 조건·시스템 구축 ③시스템 전환에 충분한 재원·자원 확보 ④이행 조치 강화를 위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 순입니다.
전 팀장은 협약이 성안되지 못하더라도 위 4가지 요소에 대한 각국의 의사가 강하게 표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을 핵심 그룹·국가가 표명하면 이후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