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유성호
"KBS라는 조직이 정말 소통이 안되는 조직이 돼 버렸구나 생각했습니다"
19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KBS 측은 대통령 대담 녹화와 관련해 녹화 시간까지 비공개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이날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KBS 안팎의 관계자들은 이같은 입장에 대해 '폐쇄적'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18일 인사청문회에서 박장범 사장 후보자는 '대통령 대담' 녹화 당시, "야당은 줄기차게 사과를 요구한다. 대통령이 사과할 생각이 있냐 물어봤다. 당시 대통령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수준에서 같은 답변이 나왔다"고 답변했는데, 방송에는 관련 내용이 없었다.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자 박 후보자는 "기억이 잘못됐다"고 답변을 번복했고, 야당 의원들은 방송촬영 원본 확인을 요청했지만 KBS는 방송제작 자율성 침해를 이유로 거부했다. KBS 측은 전체 촬영 시간마저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날 열린 KBS 사장 후보자 청문회에 출석한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31기 KBS 시청자위원장)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얼마든지 (촬영 원본을 검증하고)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면서 "기본적으로 언론사가, KBS라고 하는 조직이 뉴스 정보 시스템에 있어서 정말 소통이 안되는 조직이 돼 버렸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태영 KBS 기자협회장은 "결국 투명성(문제)인 것 같다, 누가 앵커를 맡고 그 과정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정리가 되고, 공개가 돼서 투명하게 진행 돼야 하는데, 이번에는 사내애서 누가 진행했고, 누가 책임을 지고 누가 실무를 맡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노 협회장은 "(촬영 원본 검증에 대한) 논의가 편집권 침해나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에 휩쓸릴 가능성이 있나"라는 노종면 의원 질문에 "편집권 침해를 해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침해라고 보기는 조금 어렵지 않느냐라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