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대인지뢰 공급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자신의 정책을 잇달아 뒤집으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거리 300km의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을 해제한 데 이어 한반도 밖에서 처음으로 대인지뢰 사용까지 허용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 공급을 승인했다"라고 두 명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뢰 반대하던 바이든, 왜 마음 바꿨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6월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대인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과거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와 중국 등 적대국에 맞서려면 대인지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민간인이 다칠 위험이 있고 군사적 관점에서도 불필요하다"라고 반대한 바 있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을 뒤집은 것은 러시아가 북한군까지 동원해 공세를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불리해졌고,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또한 러시아도 최전선에 대인지뢰를 무분별하게 매설해 자국 영토를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의 진격 속도를 늦추고 있다.
미 당국자는 WP에 "러시아는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병력을 계속 동원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공격하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는 분명 손실을 보고 있으며, 더 많은 마을과 도시가 함락될 위기에 처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대인지뢰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됐다"라며 "이미 지원 중인 다른 군수품과 함께 사용하면 더 효과적인 방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바이든 정부는 최근 러시아의 진격을 둔화시킬 절실한 필요성을 느꼈다"라며 "(미국) 국방부는 대인지뢰가 러시아의 공격을 늦추는 데 가장 유용한 방법 중 하나라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인권단체 "비지속성 지뢰도 민간인 위험" 비판
이번에 공급하는 대인지뢰는 스스로 폭발하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면 작동하지 않는 '비지속성'이라서 유형이어서 민간인에 대한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 미국 측 주장이다.
또한 지뢰 매설을 우크라이나 영토로 제한했으며, 인구 밀집 지역에는 매설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인권 운동가들은 미국과 러시아는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한 이른바 '오타와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는 가입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메리 웨어엄 부국장은 "충격적이고 파괴적인 결정"이라며 "비지속성 지뢰라도 민간인에게 위험을 초래하고, 해제 작업이 복잡하며, 항상 확실하게 비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기준으로 대략 300만 개의 대인지뢰를 비축하고 있으며,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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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크라에 대인지뢰 공급"… '한반도 밖 금지'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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